[英여왕 서거] 세계 지도자 애도 물결…옛 식민지도 과거사 갈등 '스톱'
영국의 상징이자 최장수 군주였던 엘리자베스 2세가 8일(현지시간) 서거하자 국제사회의 애도 물결이 이어졌다고 AP와 AFP,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회의 중 서거 소식을 접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부인 질 여사와 공동 성명을 내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군주 이상이었다.

그는 시대를 규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속적인 변화의 시대에 여왕은 영국인에게 안정과 자존심의 지속적 원천이었다"며 "여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존엄한 지도자였으며, 기반암과 같은 미국과 영국의 동맹을 지속해서 심화시켰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인과 함께 미국 주재 영국대사관을 방문해 "여왕은 위대한 여성이었다"며 다시 한번 애도를 전했고, 백악관과 모든 공공장소, 군부대에 조기를 게양하게 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의회에 같은 지시를 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여왕의 우정과 지혜, 그리고 유머 감각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썼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부인 미셸 여사와 함께 "첫 흑인 대통령으로서 세계무대에 섰을 때 여왕이 두 팔 벌려 환영해줬다"고 기억했다.

[英여왕 서거] 세계 지도자 애도 물결…옛 식민지도 과거사 갈등 '스톱'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버킹엄궁에서 코기 강아지와 함께 차를 마신 것이 재임 기간 가장 애정 어린 기억"이라고 했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그녀의 특별한 일생에 감사를 표한다"고 트위터에 썼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영국 국민뿐 아니라 국제사회에도 큰 손실"이라며 "여왕은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매우 큰 역할을 했으며 영일 관계 강화에 큰 공헌을 했다"고 애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엘리자베스 2세의 아들로서 왕위를 승계한 찰스 3세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 "여왕은 수십 년간 영국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세계 무대의 존중을 받아 마땅한 분이었다"고 기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여왕의 서거 소식은 깊은 슬픔"이라며 "우크라이나 국민을 대신해 이 돌이킬 수 없는 상실에 대해 영국 전체와 영국 연방에 진심으로 애도를 전한다"고 밝혔다.

[英여왕 서거] 세계 지도자 애도 물결…옛 식민지도 과거사 갈등 '스톱'
유럽을 비롯한 세계 전역에서도 추모 메시지가 이어졌다.

역사적으로 영국과 라이벌 관계이기도 한 프랑스는 대통령궁과 관공서에 조기를 게양하며 엘리자베스 2세에 대한 예의를 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여왕은 다른 어떤 국가원수보다 더 자주 대통령궁을 찾았고, 동시대를 보낸 8명의 프랑스 대통령을 모두 알고 지냈다"며 "여왕은 20세기 역사의 거인들 옆에 우뚝 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여왕은 사회 진화 속에서 전통의 가치를 지켜왔다"고 말했고,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여왕은 영국과 유럽 역사의 증인이자 저자였다"고 평가했다.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도 찰스 3세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우리 모두의 모범이 되어준 여왕은 미래 세대에 견고하고 가치 있는 유산을 남겨줬다"며 "그가 그립다"고 말했다.

칼 구스타브 16세 스페인 국왕도 "영국 사회에서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변함없는 존재"라고 밝히며 여왕을 기렸다.

하랄드 5세 노르웨이 국왕은 "거의 한 세기 동안 여왕은 영연방과 영국 국민을 섬기는 데에 일생을 바쳤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찰스 3세에게 전보를 보내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여왕은 의무에 헌신한 본보기이자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의 확고한 증인"이라고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여왕은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들의 식민지 독립과 영연방의 진화라는 큰 변혁을 지나는 속에서 든든한 존재였다"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여왕은 연속성의 등대였고 많은 이에게 침착함과 헌신으로 언제나 힘을 줬다.

명복을 빈다"고 했다.

[英여왕 서거] 세계 지도자 애도 물결…옛 식민지도 과거사 갈등 '스톱'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은 찰스 3세에게 "여왕은 리더십의 롤모델이었고, 이는 역사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라고 애도를 전했다.

과거 영국 식민지 국가들로 구성된 영연방에서도 추모가 이어졌다.

영연방 사무총장인 퍼트리샤 스코틀랜드는 "현대 영연방의 성장과 맥동은 여왕의 헌신과 지혜, 그리고 리더십 덕분"이라고 말했다.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여왕을 가리켜 "우리 시대의 충실한 일꾼이었다"며 "공적 생활을 통해 위엄과 품위를 드러냈다"고 추모했다.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은 성명에서 과거 엘리자베스 2세의 방문을 돌이키며 "여왕은 영연방의 더 높은 목표와 역량에 대한 믿음을 가졌다"고 언급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지난번 여왕과 함께 자리했던 것이 마지막이라니 믿어지지 않는다"며 "여왕의 존재는 캐나다 역사의 중요한 부분으로 영원히 간직될 것"이라고 말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호주인들의 마음은 영국 국민과 함께한다"고 말했고,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70년 재임 기간은 우리 모두에 대한 그의 헌신에 대한 확고한 증거였다"고 말했다.

카리브해 국가들도 영국 식민지 시절 노예제 배상 요구 등에 따른 갈등을 잠시 접고 엘리자베스 2세 추모 물결에 동참했다.

[英여왕 서거] 세계 지도자 애도 물결…옛 식민지도 과거사 갈등 '스톱'
앤드루 홀니스 자메이카 총리는 여왕이 자국을 자주 찾았다며 "의심할 여지 없이 여왕은 자메이카인들과 특별한 관계를 맺었다"며 "그를 다시 볼 수 없다는 것은 슬프지만, 그의 역사적인 통치를 기억할 것"이라고 애도했다.

데이비드 버트 버뮤다 총리는 "영국과 세계가 거대한 변혁을 맞는 수십 년간 여왕의 통치가 이어졌다"고 언급했다.

한편 영국 가수 엘튼 존은 트위터에서 "영감을 주는 존재였다"고 여왕을 기렸고, 영국의 대표적인 픽션 캐릭터인 '패딩턴 베어' 곰 인형도 트위터 계정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모든 것이 감사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