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10월부터 하루 10만 배럴 규모의 원유 감산에 합의했다. 최근 유가 하락세를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OPEC+는 OPEC 13개 회원국과 10개 비회원국이 참여하는 협의체다.

OPEC+는 5일 정례회의를 열고 이같이 합의했다. OPEC+는 당초 지난달 정례회의 때 9월부터 원유 생산량을 하루 10만 배럴 증산하기로 했다. 이번에 10월부터 하루 10만 배럴 감산을 결정하면서 원유 생산량은 8월 수준으로 되돌아가게 됐다.

이날 결정된 하루 원유 감산량은 세계 원유 수요량(약 1억 배럴)의 0.1% 수준이다. 이번 감산은 서방에서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다. OPEC+는 그간 석유 증산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연초 배럴당(브렌트유 기준) 80달러 미만이었던 국제 유가는 6월 120달러를 넘었다. 최근엔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유가가 떨어지는 추세였다. 브렌트유는 지난 2일 유럽ICE선물거래소에서 93.02달러를 기록했다. 유가가 떨어지자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감산 합의엔 미국과 이란의 핵 합의 복원이 가까워졌다는 시장의 전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이 2015년 맺었던 핵 합의가 되살아나면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풀리면서 유가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석유 공급이 정상화될 경우 이란의 석유 공급량은 하루 100만 배럴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