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그린 그림의 예술성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2016년 바둑 AI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대결'을 벌여 승리한 지 약 6년 만에 미국에서 열린 한 미술전에서 AI 프로그램이 생성한 그림이 우승작으로 뽑혀 온라인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3일(현지시간) CNN,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지난달 열린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의 디지털아트 부문에서 게임 기획자인 제이슨 M. 앨런이 '미드저니'란 AI프로그램으로 만든 작품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Theatre D'opera Spatial)이 1위를 차지했다.

미드저니는 설명을 입력하면 이미지로 만들어주는 AI 프로그램이다. 앨런은 프로그램으로 만든 그림 3점을 포토샵으로 다듬는 등의 작업을 거쳐 대회에 제출했다. 그 중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이 1위에 올랐고, 앨런은 상금 300달러를 받았다.

해당 미술전의 디지털아트 부문 규정에 따르면 창작과정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거나 디지털 방식으로 이미지를 편집하는 행위가 인정된다.

논란은 앨런이 1위 수상 소식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서 본격적으로 확산했다. 앨런이 우승 소식을 폐쇄형 SNS '디스코드'에 올린 후 해당 소식이 공개형 SNS '트위터'로 전달되면서 논란에 불이 붙은 것.

누리꾼들은 작품이 우승을 차지하는 게 정당한지 여부와 AI가 생성한 그림을 예술작품으로 볼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온라인상에서 논쟁을 벌였다.

그러나 앨런은 당초 대회에 작품을 출품할 때 AI프로그램 사용 여부를 밝혔다는 점과 그림을 제작할 때 들어간 노력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해명하고 있다. 해당 그림을 포함한 3점의 작품 제작을 위해 80시간이 넘게 소요됐다는 점도 설명했다. 그는 "'인공지능 아트'를 하나의 장르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