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1개 성·시 가운데 역대 최다인 29곳에서 3일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했다. 서부 주요 도시 쓰촨성 청두, '기술 허브' 선전 등 30여개 도시가 전면 또는 부분 봉쇄됐다. 중국 경제 전망이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4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3일 1673명의 본토 감염자가 추가됐다. 하루 감염자는 지난달 31일 1903명 이후 사흘 연속 줄었다. 하지만 31개 성·시 가운데 감염자가 나온 지역은 1일 26곳, 2일 25곳에서 3일에는 29곳으로 늘었다. 닝샤회족자치구와 후난성을 제외한 모든 성에서 신규 감염자가 발생했다.

중국은 감염자가 1명이라도 나오면 그 감염자의 과거 1주일 동선을 파악해 해당 지역과 밀접접촉자, 2차 접촉자까지 격리한다. 감염자 수보다 감염자가 나온 지역이 늘어나는 게 경제활동에는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구 2100만명의 서부 중심도시 청두는 1일부터 4일까지 모든 주민의 외출을 금지하고 3차에 걸쳐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실시했다. 봉쇄 연장 여부는 3차 결과까지 확인한 뒤 결정할 계획이다. 다만 이미 관내 초·중·고교에 5일부터 온라인 등교를 지시했다는 점에서 봉쇄 기간이 늘어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청두는 인구가 충칭·상하이·베이징에 이어 4번째로 많고, 국내총생산(GDP)은 중국 전체의 1.7%를 차지한다. 상하이(2500만명, 3.4%)보다는 작지만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청두의 주요 공장 가운데 도요타와 폭스바겐, 폭스콘(애플 협력사) 등은 직원이 공장 내에 거주하는 '폐쇄 루프'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봉쇄 장기화에 대비한 조치로 해석된다.

베이징·상하이·광저우와 함께 중국 4대 1선도시를 이루는 선전도 2~4일 9개 구 가운데 도심 6개 구를 봉쇄했다. 선전은 이날까지 6개 구 주민 전원에 PCR검사를 실시한다. 시 중심이 봉쇄하면서 경제활동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선전이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6%가량이다.

베이징과 인접한 허베이성 성도 스자좡과 랴오닝성 성도 선양은 각각 지난달 28일과 29일부터 대중교통 운행 중단, 상업시설 폐쇄 등 방역 통제에 착수했다. 랴오닝성 다롄도 지난달 30일부터 도심 구역을 봉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주요 도시 봉쇄가 전국적인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3분기 성장률이 현재 시장 예상치인 4.5%에 미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결정하는 10월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당국이 방역 통제를 더욱 강화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