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에 재개된 인류의 달 탐사 프로젝트가 연기됐다. 달 주변을 돌고 지구로 돌아오려던 ‘아르테미스 1호’의 발사가 연료 문제로 연기됐다. 리허설 과정에서 발목을 잡았던 연료 누출이 또 걸림돌이 됐다. 발사 일정은 다음 달 2일로 잠정 연기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는 “29일 오전 8시33분(한국시간 29일 오후 9시33분) 예정이었던 아르테미스 1호의 발사를 연기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NASA가 인류의 달 착륙 재개를 목표로 추진 중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인류가 달 표면을 밟은 건 1972년 아폴로 17호 때가 마지막이었다. 아르테미스 1호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서 처음 발사하는 로켓이다.

로켓에 장착된 엔진 4개 중 1개에서 연료 누출이 확인되면서 당일 발사가 미뤄졌다. 액체수소와 액체산소 등의 연료를 초저온 상태로 적재하는 과정에서 연료 누출로 인한 엔진 이상을 확인했다는 게 NASA의 설명이다. 데롤 네일 NASA 발사 제어 소통 담당관은 “원하는 수준의 정확한 온도치를 얻지 못했다”며 “엔지니어가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는 동안 로켓은 발사대에서 연료를 계속 공급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료 누출이 문제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아르테미스 1호는 지난 4월 발사 리허설 과정에서 액체수소 누출이 발견됐다. 액체수소 시스템의 볼트가 느슨해진 점이 문제가 됐다. 지난 6월에도 수소 누출이 확인됐다. 당시엔 밸브 주변에 작은 고무 파편 조각이 끼면서 밸브가 불완전하게 닫힌 것이 누출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NASA는 밸브를 새 부품으로 교체했다.

NASA는 발사 연기를 대비해 예비 발사 일정을 확보한 상태다. 다음 발사는 다음 달 2일 오후 12시48분(한국시간 3일 오전 1시48분)이 유력하다. 아르테미스 1호는 유인 캡슐 ‘오리온’을 싣고 달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다. 오리온엔 실제 사람 대신 사람의 뼈, 장기, 연조직 등과 유사한 물질로 제작된 마네킹 3구가 탑재된다. 달 탐사 과정 중 인체 위험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 마네킹엔 센서 5600개, 방사능 감지기 34개가 장착됐다. 이 우주선은 달 착륙 후 지구로 귀환하는 데 42일이 걸릴 예정이다.

NASA는 2024년 아르테미스 2호로 유인비행을 할 계획이다. 2025년 아르테미스 3호로 세계 최초 여성·유색인종 우주비행사를 달 남극에 보내는 게 목표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