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1월 퍼시픽게임까지 통신망 확장"…호주 등 경계감 커질 듯
솔로몬제도, 중국서 875억원 빌려 화웨이 통신망 구축
친(親) 중국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남태평양 솔로몬제도가 중국에서 약 875억원을 빌려 자국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이동통신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솔로몬제도는 화웨이의 이동통신 기지국 161개를 설치하기 위해 중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1% 금리로 6천600만 달러(약 875억 원)의 차관을 들여오기로 했다.

이는 솔로몬제도가 2019년에 대만과의 외교 관계를 끊고 중국과 국교를 수립한 뒤 중국으로부터 받는 첫 차관이다.

양국은 올 4월 중국이 솔로몬제도에 군 병력과 군함을 파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안보협정을 맺었다.

솔로몬제도 정부는 내년 11월 예정된 태평양 국가들의 스포츠 경기 대회인 '퍼시픽 게임' 개최 전까지 이동통신망 기반 시설 설치율을 48%까지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인터넷 보급률을 극적으로 끌어올려 전국 공공기관, 학교, 의료시설 등에서 문제없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솔로몬제도 정부는 이번 결정을 "역사적인 금융 파트너십"이라고 평가했다.

정부 한 관계자는 현재 인터넷 접속이 어려운 지역 주민들도 내년 11월엔 수도 호니아라에 가지 않고도 퍼시픽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화웨이는 이미 2018년에 솔로몬제도 해저 통신선 사업을 수주했지만 호주의 개입으로 무산된 바 있다.

당시 호주 정부는 솔로몬제도 통신선 건설에 공동으로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제안, 솔로몬제도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화웨이의 진출은 없던 일이 됐다.

솔로몬제도의 이번 결정에 호주 등 서방의 경계감은 고조될 전망이다.

현재 호주는 보안 우려를 이유로 자국 통신망 사업에 화웨이의 참여를 금지하고 있다.

호주는 솔로몬제도가 중국과 안보 협정을 맺자 역내 평화와 안정을 저해할 수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기도 했다.

미국 역시 2019년 화웨이와의 기술 공유 금지령을 내리고 동맹국에 화웨이의 장비 구매를 중단할 것을 촉구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