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트3국 중 하나인 에스토니아가 공원에 설치된 소련 시절 유물을 철거했다가 해킹 공격을 받았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스토니아 경제통신부는 트위터를 통해 17일 2007년 이후 가장 광범위한 해킹 공격을 받았으나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에스토니아, 소련시절 탱크 철거했다 해킹 보복당해
해커그룹 킬넷은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자신들이 에스토니아의 200여개의 공공기관과 민간단체 등의 인터넷 사이트 접속을 차단했다고 주장했다.

해커들은 인터넷 사이트에 많은 정보를 보내 통신망을 마비시키는 디도스 공격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스토니아 정부는 해킹 공격을 받기는 했지만 공격의 효과는 매우 제한적이었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일부 일시적으로 경미한 장애는 있었으나 공공기관 등의 웹사이트 접속은 온종일 원활했다"라며 "해킹 공격이 있었는지 인식이 거의 되지 않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킬넷은 해킹 공격을 한 것은 에스토니아가 공원에 전시돼 있던 소련제 탱크 T-34를 철거한 데 대한 보복 차원이라고 밝혔다.

앞서 16일 에스토니아 정부는 러시아계 주민들이 많이 사는 나르바시 공원에 전시돼 있던 T-34 탱크를 들어내 박물관으로 옮겼다.

이 탱크는 2차 대전 때 소련이 나치 독일과 싸워 이긴 것을 기념해 공원에 전시돼 왔다.

에스토니아 정부는 러시아가 과거 역사를 이용해 사회를 분열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소련 시대 유물인 이 탱크를 옮기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일부 러시아계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에스토니아는 구소련의 일부였고 앞서 제정 러시아의 지배를 받기도 했다.

인구의 3분의 1은 러시아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에스토니아는 2007년에도 수도 탈린의 광장에 있던 적군 기념탑을 철거했다가 해킹 공격을 받았으며, 이후 사이버 보안을 강화해 왔다.

친러 성향 해커그룹인 킬넷은 앞서 6월 리투아니아에 대한 해킹 공격을 벌인 바 있다.

발트 3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