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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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챗, 웨이신 등 SNS를 운영하는 중국 정보통신(IT) 기업 텐센트가 저조한 실적을 냈다. 상장 이후 처음으로 전년 동기보다 분기 매출이 줄었다. 중국의 도시 봉쇄와 게임 규제 여파가 겹치면서 사업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다.

17일(현지시간) 텐센트는 “지난 2분기 매출이 1340억3000만위안(약 26조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매출(1382억5900만위안)대비 3% 줄었다. 시장조사기관 레피니티브가 내놨던 추정치(1346억위안)보다 실적이 나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꺾인 건 이 회사가 2004년 홍콩 증시에 상장한 이후 처음이다. 순이익은 186억2000만위안(약 3조6100억원)으로 전년 동기(425억8700만위안)보다 56% 줄었다.

지난 4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상하이 등 중국 주요 도시가 봉쇄 조치를 겪었던 영향을 받았다. 중국의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CNBC는 “도시 봉쇄 조치로 야기된 거시경제 위기가 텐센트의 핀테크·클라우드·광고 사업 수익에 악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

중국 규제당국이 게임 산업 규제를 강화하면서 텐센트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게임 사업 여건도 악화됐다. 지난 2분기 이 회사의 게임 사업 매출은 716억8300만위안(약 13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720억1300만위안) 대비 0.4% 줄었다. 지난해 중국 규제당국은 만 18세 미만 미성년자의 온라인 게임 이용시간을 1주일 최대 3시간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도입했다. 지난해 7월부터 지난 4월까지 신규 게임 승인을 중단하기도 했다.

CNBC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텐센트가 출시한 신규 모바일게임은 단 3개에 그쳤다. 텐센트는 “대형 게임의 출시 빈도 감소, 게이머들의 지출 감소, 개인정보보호 조치 등을 포함한 문제들이 겹치면서 팬데믹(감염병 대유행)때 호황이었던 게임 사업이 진정 국면을 맞이했다”고 설명했다.

위챗을 이용한 온라인 광고 사업은 경기 침체 우려의 충격파가 더 컸다. 지난 2분기 온라인 광고 사업의 매출은 186억위안(약 3조61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228억위안)보다 18% 줄었다. 같은 기간 핀테크 사업 매출은 419억위안(약 8조1200억원)에서 422억위안(약 8조1800억원)으로 0.7% 느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지난 4~5월 경제 활동이 위축됐다가 6월 들어 핀테크 사업 매출 성장률이 10%대를 회복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텐센트는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1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직원 5000명을 해고했다. 이 회사 직원 규모의 5% 수준이다. 마틴 라우 텐센트 사장은 “온라인 교육과 일부 클라우드 사업도 축소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텐센트가 중국 IT 스타트업 다수에 투자했던 자금도 상당량 회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텐센트가 보유 중인 중국 배달업체 메이투안의 지분 240억달러를 매각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