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최대 목재 생산업체의 생산량 감축 소식에 원목 가격이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여파로 주택 경기가 급랭하면서 건축 자재로 쓰이는 목재 가격에도 하방 압력이 있었지만, 캐나다발 공급 감소 소식이 이를 상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원목 9월물 가격은 1000보드피트(목재계량 단위) 당 596.40달러를 기록했다. 전거래일 대비 1.27%(7.50달러) 상승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1000보드피트 당 520달러 선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급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목재 가격은 통상 주택 시장 상황에 영향을 받는다. 향후 주택 매수세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면 건축 자재로 쓰이는 목재 수요도 줄어들기 마련이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계절적 요인을 반영한 신규 주택 판매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8.1% 감소한 59만건을 기록했다. 2020년 4월 이후 월간 판매가 가장 저조했다.

당시 LPL의 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이 약세가 된 가장 큰 이유는 차입금 부담이 급격하게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미국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의 평균 금리는 지난달 5.3%까지 치솟아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연초 3% 수준이었던 금리가 2%포인트가량 올랐다. 물가상승세가 계속되자 Fed가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기준 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은 여파 때문이었다.
주택시장 침체에 떨어진 원목값…캐나다 업체 공급 줄이자 폭등
주택 시장의 급랭은 이달 초까지 목재 가격이 연중 최저치(보드피트 당 520달러 선)로 떨어졌던 배경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3월 초까지만 해도 공급망 차질 우려 등으로 인해 연중 최고치(보드피트 당 1464달러)를 찍었던 목재 가격이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는 분석이 쏟아졌었다.

목재 시장에 반전이 찾아온 건 한 캐나다 업체의 공급 축소 결정 때문이다. 캐나다 최대 목재 생산·가공 기업 웨스트프레이저팀버는 최근 "북미 전체 생산량의 2.5%에 해당하는 브리티시컬럼비아 제재소 2곳의 생산량을 줄였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또 다른 제재소의 합판 생산도 줄이고 있다고 했다. 웨스트프레이저팀버가 목재 생산량을 급격하게 줄이면서 목재 가격은 지난 한 주 간 22% 폭등했다. 이번주까지 그 여파가 이어지면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ERA 포레스트 프로덕트 리서치의 케빈 메이슨은 "웨스트프레이저팀버의 결정은 브리티시컬럼비아 제재소에 형성된 가격이 너무 낮다는 강력한 신호"라며 "향후 추가 공급량이 또 다시 제거되거나 수요가 기적적으로 반등하지 않는 한 목재 가격은 다시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웨스트프레이저팀버의 결정은 일회성이지만, Fed 긴축발 주택 시장 침체가 더욱 장기화되면 결국 목재 가격에 다시 하방 압력이 작용할 것이란 설명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