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기대 커 시간 낭비 겨를 없어…불복 소송에도 법적 대응할 것"
루토 케냐 대통령 당선인, 오딩가 후보 대선 불복에도 조각 강행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 당선인이 17일(현지시간) 맞상대였던 라일라 오딩가 후보의 대선 결과 불복에도 불구하고 정부 구성을 예정대로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AP통신이 보도했다.

루토 당선인은 이날 자기 진영의 선출된 관리들과 회동한 후 "국민의 기대가 커 시간을 낭비할 겨를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직 부통령인 그는 조각을 진행해나갈 것이라면서 정파나 종족에 상관없이 어느 지역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대통령이 종족과 지역에 따라 공직자를 기용하던 관행을 탈피하겠다는 것이다.

루토 당선인은 또 전날 오딩가 후보가 모든 헌법적 및 법적 수단을 강구해 대선 결과를 법정에서 다투겠다고 예고한 데 대해 "우리는 법치를 지킬 것이기 때문에 그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딩가 후보가 선거 결과에 불복해 제소하려면 발표일로부터 7일 이내에 해야 하며 대법원은 14일 이내에 판단을 내리게 돼 있다.

앞서 지난 15일 와풀라 체부카티 선거관리위원장은 루토 후보가 50.5%의 득표율로 초박빙 승리를 거뒀다고 선언했으나, 7인의 선관위원 중 4명은 막판 개표 과정이 불투명했다고 따로 주장하면서 혼란이 빚어졌다.

개표 결과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한 선관위원 4명은 퇴임을 앞둔 우후루 케냐타 대통령이 지명한 인물들이다.

케냐타 대통령은 수년 전에 루토 부통령과 사이가 틀어진 후 자신의 오랜 정적이던 오딩가 후보를 이번 대선에서 지지했다.

케냐 시민들은 대체로 이번 선거에 대해 이전보다 더 투명하고 평화롭게 진행됐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단체들로 이뤄진 5천 명의 선거 모니터 요원들도 약 4만6천곳의 투표소별 개표 결과를 일일이 온라인에 올려 최종 집계한 선관위의 공식 발표가 자체 집계와 일치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동아프리카의 안정된 민주주의 국가인 케냐는 지난 2007년과 2017년 대선 당시 선거 후 부정 시비로 대형 폭력 사태를 경험한 가운데 오딩가 후보 진영은 결국 승리는 자신들의 것이라면서 지지자들에게 자제를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