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지난 6월 바닥을 친 뒤 꾸준히 상승해 왔으나, 월가에선 비관적인 목소리가 되레 커지고 있다. 경기 침체가 우려가 여전하다는 것이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회장은 최근 고액 자산가들과의 모임에서 “경제가 탄탄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폭풍 구름(storm clouds)이 몰려오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종전에 묘사했던 ‘허리케인’보다는 작지만 여전히 폭풍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다이먼 회장은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 정책과 우크라이나 전쟁, 유가 상승 등이 모두 경기 하강을 예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확한 경제 전망은 불가능하다”고 전제한 뒤 “연착륙 확률은 10%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폴 브리튼 캡스톤투자자문 창업자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준금리 상승과 함께 부채 많은 기업들에 대한 공포가 올해 4분기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연말이나 늦어도 내년 1분기부터 공포에 기인한 매도 장세가 개시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미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은 1분기와 2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미 상무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미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은 1분기와 2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미 상무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브리튼 창업자는 “Fed는 금리 인상을 지속하고 양적완화도 재연하지 않을 것”이라며 “커다란 비행기가 좁은 활주로에 착륙하려는 게 지금 경제의 모습”이라고 비유했다.

데이비드 뉴하우저 리버모어 창업자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 인터뷰에서 “최근 증시 상승세는 기술적 흐름일 뿐 전형적인 베어마켓 랠리”라고 진단했다.

그는 “얼마나 깊고 빠르고 오래 갈 지 모르지만 침체가 올 거란 점은 분명하다”며 “Fed 금리 인상은 향후 예정된 여정의 절반만 왔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뉴하우저 CIO는 “도전적인 환경은 앞으로 수 개월이 아니라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8월 기준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31.3으로 급락했다. 뉴욕Fed 제공
미국의 8월 기준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31.3으로 급락했다. 뉴욕Fed 제공
마이클 오루크 존스트레이딩 수석전략가는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25~27일로 예정된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Fed 의장의 센 발언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루크 전략가는 “미국과 중국간 갈등이 심화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더 오래 지속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올해 1%로 예상되는데, 결국 마이너스로 귀결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증시에서 탈출할 기회를 찾고 있다면, 지금이 (올해) 두 번째 기회일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