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침체와 코로나19 통제에 중국 경제 부진이 7월에도 이어졌다. 인민은행은 8월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7월 소매판매액이 3조5780억위안(약 693조원)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2.7% 증가했다고 15일 발표했다. 내수 경기 지표인 소매판매 증가율은 4월 상하이 봉쇄 여파로 -11.1%까지 떨어졌다가 5월 -6.7%, 6월 3.1%로 회복하는 추세였다. 7월에는 6월보다 떨어진데다 시장 예상치인 5.0%를 한참 밑돌았다.

국내총생산(GDP)을 선행적으로 보여주는 산업생산 증가율도 3.8%로 6월의 3.9%보다 내려갔다. 시장 예상치는 4.6%였다. 인프라 투자와 민간 설비 투자 등을 합산한 고정자산투자(1~7월 누적)는 전년 동기 대비 5.7%로 집계됐다. 이 역시 1~6월 6.1%보다 하락했다.

7월 도시실업률은 5.4%로 6월(5.5%)보다는 내려갔다. 하지만 16~24세 청년실업률은 19.9%로 전달(19.3%)에 이어 또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부동산 경기는 장기 침체 국면을 나타냈다. 1~7월 누적 부동산개발투자 증가율은 -6.4%였다. 1~6월 -5.4%보다도 나빠졌다. 7월 중국 70개 주요 도시 신규주택 가격도 전년 동기 대비 0.9% 하락했다. 5월 -0.1%, 6월 -0.5%에서 낙폭이 더 커졌다.

전국에 확산한 코로나19와 이에 대한 통제는 내수 경기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달 들어 하이난, 신장위구르, 시짱(티베트) 등 주요 관광지가 봉쇄에 들어가며 여름 국내여행 수요가 급감했다. 60년 만의 최고라는 폭염도 악재로 꼽힌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와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를 일제히 0.1%포인트씩 인하했다. MLF는 연 2.85%에서 2.75%, 역RP는 2.1%에서 2.0%로 내렸다. 인민은행이 이들 정책금리를 낮춘 것은 지난 1월 이후 처음이다.

인민은행은 매달 15일께 MLF 금리와 공급량을, 20일께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MLF)를 내놓는다. 부동산발 침체가 심해지자 지난해 12월과 1월 1년 만기 LPR을 내렸다. 그 이후에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양국 금리 차 축소로 달러 유출 우려가 커지자 6개월 연속 동결했다.

인민은행이 이번에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한 것은 7월 주요 지표를 통해 경기가 예상보다 더 부진한 것이 확인되자 특단의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