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시내 호텔행…태국 총리 "눈에 안 띄는 것이 좋아"
'태국 도피중' 스리랑카 전 대통령…경찰 "호텔에만 있어라"
태국으로 해외 도피처를 옮긴 고타바야 라자팍사 전 스리랑카 대통령이 방콕 시내 중심부 한 호텔에 은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11일 방콕에 도착한 라자팍사 전 대통령 일행은 태국 군경의 호위를 받아 위치가 공개되지 않은 시내 호텔로 이동했다.

호텔에는 사복경찰들이 배치된 상태다.

경찰은 라자팍사 전 대통령에게 안전상의 이유를 들어 "태국에 머무는 동안 호텔 내부에만 머물라"고 요청했다.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라자팍사 전 대통령의 태국행과 관련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입국을 허용했다"며 "다만 태국에 머무는 동안 눈에 띄지 않도록 권고할 것"이라고 지난 10일 말한 바 있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은 지난달 9일 최악의 경제난에 분노한 반정부 시위대가 수도 콜롬보의 대통령 집무동과 관저로 몰려들자 급히 군기지로 몸을 피한 후 해외로 도피했다.

몰디브를 거쳐 싱가포르로 이동한 그는 지난달 14일 국회의장에게 이메일로 사임계를 제출했다.

싱가포르 비자가 만료되자 라자팍사 전 대통령은 전세기를 타고 부인 등 3명과 함께 태국으로 이동했다.

그는 90일간 머무를 수 있는 외교 여권을 가지고 입국했다.

애초 라자팍사 전 대통령은 푸껫으로 갈 예정이었으나 정보 유출을 우려해 방콕으로 목적지를 변경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은 현재 인권단체 '국제 진실과 정의 프로젝트'(ITJP)에 의해 전범 혐의로 싱가포르 법무부에 형사 고발된 상태다.

국방부 차관 시절 타밀족 반군과의 내전 종식 과정에서 반인권 범죄를 저질렀다는 혐의다.

스리랑카는 주력 산업인 관광 부문이 붕괴하고 대외 부채가 급증한 가운데 재정 정책 실패까지 겹쳐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하는 '국가부도' 사태를 맞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