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공격으로 전기 끊어지면 상수 공급도 중단" 주장
러 "자포리자 원전 멈출 수 있다" 위협…IAEA 방문도 거부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인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을 점령한 러시아가 국제사회의 핵 참사 우려에 오히려 "원전 가동을 중단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12일(현지시간) 타스,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가 임명한 자포리자주 행정부 고위 관계자인 블라디미르 로고프는 현지 방송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부터 원전을 지킬 것"이라며 "발전소에는 보존 기능이 있다.

우리가 원전 가동을 중단함으로써 원전을 구하고 해방된 이 지역의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의도적으로 냉각 시스템을 노리고 있다"며 "시스템이 오작동할 경우 통제할 수 없는 절차가 시작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과정이 시작되면 원자로가 폐쇄될 수 있다"며 "전기가 끊어지면 상수 공급도 중단된다.

이것이 우크라이나군의 목표"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방문 요구도, 우크라이나에 원전 통제권을 돌려주라는 주요 7개국(G7)의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미하일 울리아노프 빈 주재 러시아 대표부 대사는 자국 일간 이즈베스티야와 인터뷰에서 "IAEA의 방문은 8월 말이나 9월 초 전에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도 전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 없이는 어떤 방문도 진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콘스탄틴 코사체프 러시아 상원 부의장은 원전 통제권을 우크라이나로 반환할 가능성에 대해 "원전의 안전 보장을 위해 완벽한 통제가 필요하다"면서 "안 된다.

절대 안 된다"고 일축했다.

원자로 6기를 보유한 자포리자 원전 단지는 단일 시설로는 유럽 최대 규모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인 3월 초 러시아군에 점령됐다.

당시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자포리자 원전 주변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고, 이후에도 러시아군이 이곳을 방패 삼아 주변을 공격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지난 5, 6일 이곳에 잇따라 포격이 가해진 것을 시작으로 원전과 주변 지역을 겨냥한 군사 활동이 계속되면서 유엔과 IAEA를 비롯한 국제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서로에게 핵 테러를 중단하라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