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소비자물가에 이어 생산자물가도 둔화할 조짐을 보였지만 미 중앙은행(Fed)과 월가에선 더 센 긴축을 예상하고 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방은행 총재는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과의 전투에서 승리를 선언하기엔 너무 이르다”며 “우리 목표치와 격차가 여전한데다 서비스 물가는 되레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데일리 총재는 “8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50bp(1bp=0.01%포인트) 금리를 올리는 게 기본 가정이지만 75bp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연 3.5% 정도까지 올릴 것이란 기존 가정을 유지한다”고 부연했다.

토머스 호니그 전 캔자스시티연은 총재는 “근원 물가 상승률을 보면 여전히 높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이라며 “주택과 식료품이 특히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음달에 8월 기준 소비자물가지수가 7월과 비슷한 수치로 나오면 Fed가 강한 긴축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동기 대비 8.5%로, 전달에 비해 조금 둔화했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동기 대비 8.5%로, 전달에 비해 조금 둔화했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니콜라스 콜라스 데이터트렉 창업자는 “주식 매수를 여전히 추천하지만 최근 상승세는 과도했다”며 향후 증시에 대한 낙관론을 접었다. 그는 “변동성 지표인 빅스 지수가 36일 때 매수하고, 20일 때 매도하는 전략을 항상 추천해왔는데, 지금 빅스 지수가 20 정도”라고 했다.

조쉬 브라운 리쏠츠자산운용 창업자는 “증시가 최근 너무 뛰었다”며 “과거에 봤던 V자형 급등세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브라운 창업자는 “Fed의 금리 인상과 양적긴축 추이를 볼 때 증시 역풍이 꺾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직전의 양적긴축 당시 증시가 부진했었다”고 설명했다.

스티븐 블리츠 TS롬바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물가는 매우 높은 명목 임금 상승률과 저실업에 기초한 수요가 견인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면 실업률이 5.5%까지는 뛰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