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포로 교환 중인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 사진=연합뉴스 (via REUTERS)
전쟁 포로 교환 중인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 사진=연합뉴스 (via REUTERS)
러시아가 교도소에서 복역중인 이들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보내려 한다는 보도가 나와 화제다.

CNN의 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CNN은 한 달 동안 수감자와 가족, 친지, 인권단체 등을 상대로 탐사를 벌여, 러시아가 교도소 채용 대상에게 형기 말소 및 사면을 대가로 군 복무를 제안한 정황을 확인했다.

해당 매체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교도소 채용 대상자에게 6개월 복무로 형기 말소 및 사면을 제시했다. 경우에 따라 10만~20만 루블(약 210만~420만원) 수준의 월급을 비롯해, 사망시 유가족에게 500만 루블(약 1억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 조건을 받아들이면 러시아 국경지대인 남부 로스토프주에서 2주간 훈련받은 뒤 우크라이나 최전방으로 파견되는 방식이다.

마약사범인 한 수감자는 불법 반입한 휴대폰을 통해 CNN과 연락하며 러시아의 구체적인 제안을 설명했다. 그는 “살인범은 받지만 강간범, 아동성범죄자, 극단주의자, 테러리스트는 안된다”며 “여기서 400명이 지원했으며 이중 50명이 뽑혀 별도 격리장소로 이동했다”고 전했다.이어 “만약 사실이라면, 나는 응할 것”이라며 “10년 가까이 갇혀있는 것과 운 좋으면 6개월 만에 나가는 것의 차이가 큰데, 안 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활동가들은 러시아 전역에서 살인범에서 마약사범까지 수백명이 이와 같은 제시를 받았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수감자 인권 단체 블라디미르 오세킨 대표는 “7월 둘째주부터 러시아 수감자 수천명을 선발해 전쟁으로 보내려는 큰 흐름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약속이 지켜진다는 보장은 없다. 현재까지 계약 조건이 무엇인지, 누구와 계약해서 어디에 소속되는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오세킨 대표는 이에 대해 “(금전과 사면 조건은)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진짜 계약도 아니다. 불법이다”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전장으로 보내진 수감자들이 소위 ‘총알받이’로 이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전장으로 보내진 수감자들이 가족과 주고받은 메시지를 보면, 함께 온 10명 중 3명만이 살아남은 경우도 있다고 CNN은 전했다.

수감자 채용 실태에 관한 CNN의 질의에 러시아 국방부와 교정당국은 묵묵부답이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