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가 3일 정례회의를 열고 9월 원유 생산량을 결정한다.

외신을 종합하면 OPEC+는 이날 화상회의를 열어 산유량을 논의한다. 전문가들은 OPEC+가 이번 회의에서 기존 생산 규모를 유지하거나 소폭 증산을 택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OPEC+는 지난 회의에서 이달(8월) 원유 증산량을 하루 64만8000배럴로 전달과 동일하게 유지하는 데 합의했다.

OPEC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심중’과 원유 수요 전망이 OPEC+의 결정에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택할지가 관건이다.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증산을 요구하고 있다. 유가 하락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길 원해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기도 했다.

다른 한편으로 OPEC+의 일원인 러시아의 의견도 들어야 한다. 러시아는 서방의 경제제재에 따른 손실을 원유 수출로 만회하겠다는 생각이어서 유가가 높게 유지되길 원하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일고 있는 상황이어서 OPEC+가 증산에 나설 유인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치솟았던 국제 유가는 최근 하락하며 침공 전 가격에 근접해가고 있다. 지난 2일 브렌트유 선물(10월물 기준)은 전 장보다 51센트 오른 배럴당 100.54달러로 마감했다. 같은 날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9월물)은 전 장보다 53센트 오른 배럴당 94.42달러로 장을 마쳤다. OPEC+의 증산 여력은 크지 않다. OPEC+는 지난 5월 목표치(하루 4200만 배럴) 대비 하루 300만 배럴 적게 생산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현재 생산 능력(하루 1050만 배럴)을 대폭 끌어올리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