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우회' 펠로시 대만 '무사 방문'에 아시아증시 안정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3일 중국의 거센 반발에도 대만 방문 일정을 특별한 불상사 없이 소화 중인 가운데 전날 약세를 보였던 아시아 증시가 이날은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대만 자취안 지수는 한국시간 이날 오후 1시 48분 기준 전날보다 0.33% 내린 14,697.94를 나타내고 있다.

전날 자취안 지수는 1.57% 하락했으나, 이날은 장 초반부터 약보합세 수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전날 2% 이상 일제히 급락한 중화권의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 홍콩 항셍지수도 각각 0.40%, 0.60%, 0.61% 오른 상태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0.46% 상승했으며, 한국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도 각각 0.72% 1.20% 올랐다.

전날 미국 의전 서열 3위인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앞두고 중국이 초강경 대응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미중 간 우발적 군사 충돌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펠로시 의장이 중국이 군사력을 전개한 남중국해 일대를 피해 인도네시아·필리핀 영공을 경유하는 우회 항로를 택하면서 대만 도착 때까지 별다른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전날 두드러졌던 안전자산 선호 심리도 다소 누그러든 상태다.

또 9월 미국의 0.75%포인트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은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발언 등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고위 인사들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도 시장 흐름에 영향을 끼쳤다.

통상 안전자산으로 간주하는 금 현물 가격은 펠로시 의장 방문을 앞두고 전날 오후 9시 30분께 온스당 1,788달러대까지 상승, 최근 4주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펠로시 의장이 우회 항로로 무사히 대만에 도착한 가운데 1,755달러대까지 떨어졌다가 현재 1,769달러대에서 거래 중이다.

종가 기준 2일 130.99엔까지 떨어졌던 엔·달러 환율은 이날 132.7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중국 측이 실제 무력 충돌에 나서지 않으면서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이 완화됐지만, 미중 갈등 심화 등 이번 방문의 장기적 영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대만 인근에서 진행되는 중국군의 군사훈련에 대해 투자자들이 긴장을 늦추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훈련이 끝나면 시장 심리가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