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군 의무복무 1년으로 연장 추진…중국 위협 대응
대만 국방부가 지난달 총통부와의 국방회의에서 군 의무복무 기간을 4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하는 안을 보고했다고 대만 연합보가 2일 전했다.

연합보는 "국방부의 안에 따르면 1995년 이후 출생한 남성부터 의무복무 기간 1년이 적용된다"며 "국방부는 이에 맞춰 4개의 신병훈련 여단을 편성해 늘어나는 입영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차이잉원 총통이 해당 안을 승인했다는 얘기가 돌고 있지만 국방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고 덧붙였다.

전날 국방부는 군 의무복무 기간 1년 연장안 확정에 대한 루머에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며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징병 제도에 따르면 18세 이상 남성은 4개월간 군사훈련을 의무적으로 받게 돼 있다.

여성은 의무복무는 없고, 입대를 선택할 수 있게 돼 있다.

현재 18만명 이상인 대만의 병력 가운데 15%가 여성으로 알려졌다.

대만 중화미래전략협회 제중 연구원은 "신병훈련단을 4개 늘린다고 늘어난 입영 수요를 해소할 수 없다"며 "훈련장소가 부족해 충분한 훈련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예산 문제도 걸림돌이라고 덧붙였다.

국방부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원(INDSR)의 쑤쯔윈 연구원은 "중국공산당의 위협과 낮은 출산율의 영향으로 향후 신병 모집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며 "북유럽의 스웨덴과 핀란드처럼 인구가 적은 나라는 국방인력의 기본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군 복무기간 1년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중국 군용기가 거의 매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하는 등 대만을 향한 중국의 무력 시위가 강화되자 군 의무복무 기간 연장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대만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달 대만을 방문한 마크 에스퍼 전 미국 국방장관은 대만의 군 의무복무 기간을 최소 1년으로 늘리고, 여성에 대해서도 징병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대만이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어떻게 강화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더글라스 팔 미국재대만협회(AIT) 전 처장 등 미국 관계자들도 중국의 위협에 직면한 대만의 의무복무 기간이 짧다는 의견을 밝혔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대만 내부에서도 징병제도를 강화할 필요성이 의회에서 초당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이다.

1949년 국민당 정부가 공산당에 패해 본토에서 대만으로 밀려난 이후 징병제도에 따라 한동안 대만 남성은 2∼3년간 군 복무를 해야 했다.

이후 2008년 복무기간이 1년으로 줄었고, 2008∼2016년 집권한 국민당 마잉주 정권 시절인 2013년 4개월간의 훈련만 의무적으로 받는 것으로 변경됐다.

당시 마잉주 정권은 전면적 지원병 제도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그에 따라 대만 군대는 현재 주로 지원병으로 채워져 있으며, 의무복무하는 이들은 보조적 역할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