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다 매장 전경. /REUTERS 제공
프라다 매장 전경. /REUTERS 제공
이탈리아 명품그룹 프라다가 본국 밀라노증시에 이중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프라다는 현재 홍콩증시에만 상장돼 있다.

3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파트리치오 베르텔리 프라다 최고경영자(CEO)는 “프라다에 이탈리아 밀라노증시 상장은 큰 의미가 있다”고 최근 인터뷰에서 말했다. 베르텔리 CEO는 “아시아는 프라다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에 홍콩증시를 떠날 생각은 없다”며 “이중 상장을 한 여러 사례가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미우치아 프라다 회장의 남편이다.

프라다는 최근 골드만삭스 출신인 안드레아 보니니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하며 이중 상장 등에 대한 내부 논의를 하고 있다. 단 FT는 프라다의 밀라노증시 상장이 확정된 건 아니라고 전했다.

밀라노증시 상장은 프라다의 숙원사업으로 꼽힌다. 애초 프라다는 밀라노증시 상장을 목표로 해 왔다. 프라다는 2001년과 2008년에 밀라노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지만 9·11 테러와 글로벌 금융위기로 무산됐다.

이후 프라다는 홍콩증시로 눈을 돌렸다. 아시아 명품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기 때문이다. 당시 이탈리아 산업계는 홍콩증시 상장에 반대했지만 프라다는 “유럽 패션계는 지나치게 보수적”이라고 반박하며 홍콩 IPO를 추진했다. 2011년 6월 프라다는 이탈리아 기업 최초로 홍콩증시에 상장해 21억달러(약 2조7200억원)를 조달했다.

프라다가 이중 상장에 성공하면 투자자가 다양해져 프라다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금까지 홍콩과 밀라노증시에 이중 상장한 사례는 없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