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중 반전 피켓 든 러 언론인, 이번엔 SNS 시위로 벌금형
생방송 중인 러시아 국영 TV 뉴스 스튜디오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반대하는 기습 시위를 벌여 주목받은 러시아 언론인이 이번엔 러시아군을 비판한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이유로 벌금형에 처해졌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법원은 전직 국영 TV 기자인 마리나 오브샤니코바(44)에 대해 군사 행위를 깎아내렸다는 이유로 5만 루블(약 11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오브샤니코바는 재판의 불합리성을 주장했으나 판사는 "유죄의 증거가 명확하다"고 밝혔다.

오브샤니코바는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에서의 민간인 사망을 규탄하며 푸틴을 '살인자'라고 비난하는 등 러시아군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다 기소됐다.

우크라이나 출신인 오브샤니코바는 지난 3월 자신이 편집자로 일하는 국영 채널1 TV의 야간 뉴스 생방송 중 앵커 뒤에 서서 "전쟁을 중단하라. 정치 선전을 믿지 말라. 이곳은 당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피켓을 들고 기습 시위를 벌여 국제적 이목을 받았다.

오브샤니코바는 이후 러시아 집회·시위법을 위반한 혐의가 인정돼 벌금 3만 루블(약 65만원) 처분을 받았는데, 이는 생방송 시위가 아니라 후속 영상에서 당국의 사전 허가 없이 반전 움직임을 촉구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후 독일 신문사 디벨트로 직장을 옮겼고, 프리랜서 특파원으로서 주로 외국에서 활동하던 중 최근 양육권 합의를 위해 러시아로 돌아갔다가 경찰에 구금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