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 "차입으로 감세" vs 수낵 "부채 늘려 장기적 부담"
영국 차기 총리 후보 첫 TV 토론…세금 문제 놓고 격돌
영국 차기 총리를 노리는 리즈 트러스(46) 외무부 장관과 리시 수낵(42) 전 재무부 장관이 첫 번째 TV 토론에서 고물가 대응 방안 등을 두고 격돌했다.

26일(현지시간) AP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수낵 전 장관과 트러스 장관은 전날 밤 BBC 방송이 진행한 토론에서 경제 비전을 소개하며 견해 차이를 드러냈다.

트러스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입은 피해 복구가 필요하다며 총리로 취임하자마자 차입으로 세금을 내리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수낵 전 장관은 공공부채를 늘리는 것은 장기적으로 더 큰 부담이 된다며 "지불할 준비도 안 된 청구서 계산을 아이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도덕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트러스 장관은 3년 안에 빚을 갚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수낵 전 장관은 "보수당답지 않은 무책임한 이야기"라고 맞섰다.

두 사람은 중국과 관계 설정에 있어서 강경한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데 같은 의견이었지만, 이를 두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수낵 전 장관이 중국을 "영국에 가장 큰 장기적인 위협"이라고 부르며 총리가 된다면 영국에 있는 중국 공자학원 30곳을 폐쇄한다고 밝히면서다.

트러스 장관은 수낵 전 장관이 "한 달 전만 해도 중국과 긴밀한 무역 관계를 추진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며 "인제야 내 생각을 이해한다니 기쁘다"고 꼬집었다.

보리스 존슨 총리의 대표적인 정책인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지지해온 두 사람은 모두 최근 영국 도버항 앞에 생긴 대기 줄은 브렉시트 때문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TV 토론이 끝나고 진행한 여론 조사에서는 트러스 장관이 우위에 있었다는 응답이 47%로 수낵 전 장관이 우세했다는 응답(38%)보다 많았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트러스 장관과 수낵 전 장관은 각종 추문으로 보수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보리스 존슨 총리의 후임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보수당 대표를 겸하는 차기 총리는 보수당 당원 약 16만명이 참여하는 우편투표로 선출하며, 최종 결과는 9월 5일 발표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