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e커머스(전자상거래) 아마존이 배송 시스템에 전기차를 본격적으로 도입한다. 2030년까지 미국 전역에 10만 대를 투입할 계획이다.

21일(현지시간) 아마존은 전기차업체 리비안이 개발한 배송용 전기차를 활용한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미국 시카고 남부 풀먼지구에 있는 아마존 풀필먼트센터 앞에서 배송용 전기차 모델인 ‘EDV700’(대형)과 ‘EDV500’(소형)을 공개한 뒤 인근 마을로 첫 배송을 시작했다.

아마존은 시카고·볼티모어·댈러스·샌디에이고·시애틀 등 미국 내 10여 개 도시에서 배송용 전기차를 운행한다. 올해 말까지 전기차 배송 서비스 도시를 100여 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리비안은 아마존을 위해 신형 전기차를 개발했다. 차량용 소프트웨어는 아마존 물류 시스템과 연동했다. 배송 한 건을 마칠 때마다 내비게이션이 자동으로 다음 배송지에 맞는 최적 경로와 고객 정보를 알려준다. 우디트 마단 아마존 운송담당 부사장은 “이전까지 배송기사가 하던 일을 앞으로 전기차가 대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배송 서비스는 아마존이 2019년부터 준비한 대형 프로젝트다. 아마존 창업자이자 당시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이조스는 2040년까지 아마존을 탄소 제로 기업으로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같은 해 리비안에 7억달러(약 9186억원)를 투자하고 전기차 10만 대 매입 계약을 맺었다. 리비안은 2020년 시제품을 선보인 뒤 이듬해 시범 운행에 성공했다.

올 들어서는 반도체 수급난 때문에 전기차 양산이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됐다. 리비안은 전기차 생산량 전망치를 기존 5만 대에서 절반으로 낮췄다. 올 상반기 생산량은 6000여 대에 그쳤다. 로버트 스캐린지 리비안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2만5000대를 충분히 생산할 수 있다. 이 중 3분의 1을 아마존에 인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배송 서비스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와 물류 기관들은 잇따라 전기차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날 미국 연방우체국(USPS)도 군용차업체 오시코시 디펜스로부터 전기차 트럭 2만5000대를 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월마트는 지난 12일 전기차 스타트업 카누와 전기차 밴 4500여 대에 대한 구입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