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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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보다 저렴한 커피콩인 로부스타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로부스타 원두는 주로 인스턴트 커피의 원료로 쓰인다. 물가 상승으로 카페에서 커피를 테이크아웃하는 대신 인스턴트 커피로 만족하는 사람들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21일(현지시간) ICE선물거래소에서 로부스타 원두 선물 근월물(9월물)은 장중 t당 1999달러로 거래됐다. 로부스타 원두 선물은 올 들어 12% 가량 떨어졌다. 그런데 이달 중순 저점(t당 1920달러대)을 찍은 다음 최근 일주일 동안 3% 가량 올랐다.
<최근 2년 동안 로부스타 원두 선물 가격 동향>
자료: ICE선물거래소
<최근 2년 동안 로부스타 원두 선물 가격 동향> 자료: ICE선물거래소
시장은 브라질을 주목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로부스타 원두를 생산하는 베트남은 최근 경작을 줄이고 있다. 대신 2위 생산국인 브라질이 경작지를 늘리고 있다. 미국 농무부는 올해 브라질의 로부스타 원두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5% 늘어나며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로부스타 원두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의견이다. 로부스타는 아라비카보다 더위와 가뭄에 강하며 카페인 양은 두 배다. 경작 기술도 발달해 2022~2023마케팅연도에는 로부스타 원두 농사가 풍작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단 농부들이 로부스타보다 수익성이 좋은 농작물을 심기로 결정할 경우에는 앞으로 로부스타 경작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로부스타 원두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 우려로 인스턴트 커피 수요가 증가할 수 있어서다. 최근 2년 동안 가격이 두 배가 된 고급 품종인 아라비카 원두만을 사용하기 부담스러워진 카페에서 로부스타 원두와 아라비카를 혼합해 음료를 제조하는 경우도 늘었다. 로부스타 원두만으로 만든 커피가 미식가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보도하기도 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