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1년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유가와 식료품 가격이 하락했는데 이번 통계수치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의 CPI 보고서와 관련한 성명을 발표하며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구닥다리(out-of-date) 통계”라고 비판했다.

그는 “에너지 가격이 월간 인플레이션 증가분의 반절을 차지했다”며 “여기에 6월 중순 이후 약 40센트 이상 떨어진 휘발유값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밀과 같은 농산물도 보고서 작성 시점이 지난 뒤 지금까지 가격이 급락했다”고 덧붙였다.

대표적 물가 체감 품목인 휘발유값과 밀 가격 등이 지난달 중순부터 지금까지 하락해 인플레이션이 완화됐다는 것이다. 6월 수치만 내놓는 건 현실을 왜곡해서 보여준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전년 동기 대비 근원 CPI 상승률이 3개월 연속 하락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근원 CPI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물가 지표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간 근원 인플레이션 증가율이 6%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이후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플레이션 억제에 주력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가장 시급한 경제 과제”라며 “물가 상승을 억제하려는 노력을 더 빨리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휘발유값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미국은 전략비축유를 계속 방출하고 유럽 동맹국과 협력해 러시아산 석유에 가격상한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