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로버트 크리모(21)가 여장을 한 모습. / 사진=ABC
용의자 로버트 크리모(21)가 여장을 한 모습. / 사진=ABC
미국 독립기념일 시가행진 참가자를 향해 옥상에서 무차별 소총을 난사한 범인이 사전에 치밀하게 도주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현지시간) 총기 난사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레이크 카운티 경찰은 용의자 로버트 크리모(21)가 수 주 전부터 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크리모는 사건 당시 퍼레이드 행사장 인근 건물 옥상에 비상 탈출용 사다리를 이용해 올라가 AR-15 계열 소총으로 퍼레이드 행사장의 군중을 향해 70발 이상을 발사했다.

그는 범행 당시와 이후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여장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범행 초기 그를 체포하지 못한 것은 그가 총기를 현장에 남겨 두고 여장을 한 채 군중 속으로 숨어들어 간 때문으로 보인다.

범행 당시 그가 사용한 소총은 시카고 지역에서 합법적으로 구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가 경찰에 체포됐을 당시 소지하고 있던 또 다른 소총 역시 합법적으로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CNN과 ABC에 따르면 그는 소총 2정을 포함해 지난해에만 총 5자루를 구입했다. 그의 소셜미디어 계정에서는 사람들을 향한 총격 등 폭력적 행위를 묘사하거나 언급하는 게시물들이 발견됐다.

또 그의 가족 한 명이 2019년 크리모가 집에 있는 모두를 죽이겠다고 말했다고 (경찰에) 신고한 사실도 밝혀졌으며, 그의 아버지는 총기 규제를 주장해온 이 지역 민주당 정치 지망생으로 확인됐다.

크리모는 부모가 아닌 삼촌과 함께 살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범행 직후 어머니를 찾아가 차를 빌려 타고 도주했다가 8시간 만에 붙잡혔다.

체포 당시 별다른 저항은 하지 않았다. 범행 동기는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다. 크리모는 이번 범행이 자신의 단독 범행이라는 내용의 자술서를 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총기 참사의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해 희생자는 모두 7명으로 늘었고 부상자는 38명이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