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고율관세 철폐 요구, 미국은 중국의 '비시장적 관행' 시정 요구
글로벌 공급망도 논의…양측서 "솔직·실질적"·"건설적" 평가 나와
美 對中관세 인하 임박 관측 속 옐런-류허 관세 논의(종합2보)
미국의 대 중국 고율 관세 인하가 임박했다는 미국 언론 보도가 나온 직후 미중 경제 정책 라인의 핵심 인사가 관련 문제를 논의했다.

미국 재무부 보도자료와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 보도에 따르면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는 5일(중국시간) 영상통화를 했다.

신화는 중국 측이 통화에서 미국의 대 중국 고율 관세와 제재의 철회, 중국 기업에 대한 공평한 대우 등 문제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에 미국 측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앞서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번 주 일부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고율 관세의 인하를 발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의 불공정한 경제 관행과 무역수지 불균형 문제를 제기하며 2018년 7월부터 2019년 9월까지 4차례에 걸쳐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현재 미국은 2천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1천2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대해선 2020년 1월 합의에 따라 관세를 기존 15%에서 7.5%로 낮춘 상황이다.

반면 옐런 장관은 영상 통화에서 중국의 불공정하고 '비시장적인' 경제 관행 등 우려 사항들을 솔직하게 거론했다고 미국 재무부가 밝혔다.

미국의 대 중국 고율 관세 인하와 중국의 '비시장적' 경제 관행 시정 등 양국이 상대에게 원하는 바를 의제로 제기한 셈이다.

이번 소통에 대한 양측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미 재무부는 "미국과 중국의 거시경제와 금융 발전, 원자재 가격 상승, 식량안보 문제 등과 관련해 솔직하고 실질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고, 신화는 "거시경제 정세, 글로벌 산업망 및 공급망 안정 등 의제에 대해 실무적이고 솔직하게 의견을 교환하고 건설적인 소통을 했다"고 전했다.

또, 양측은 세계 경제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미·중 간 거시정책과 관련한 소통과 조율을 강화하는 것은 의미가 크고,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 안정을 함께 수호하는 것은 양국과 전 세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인식했다고 신화통신은 소개했다.

이와 함께 양측 모두 옐런 장관과 류 부총리 간 후속 대화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중국 외교부는 대 중국 고율 관세 인하의 당위성을 역설하고, 미국의 '비시장적 관행' 지적에 반박했다.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세 문제에 대한 중국 측의 입장은 일관되게 명확하다"며 "대 중국 고율 관세를 모두 철폐하는 것은 중미 양국과 전 세계에 이롭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의 싱크탱크와 기관들의 예측에 따르면 대 중국 고율 관세를 전부 폐지하면 미국의 인플레이션율이 1% 포인트 떨어진다고 한다"며 "현재의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 하에서 대 중국 고율 관세를 조기에 철폐하면 소비자와 기업이 조기에 이익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

자오 대변인은 또 중국의 '비시장적 관행'에 대한 미국 측 언급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중국의 개혁·개방이 중국 경제 뿐 아니라 세계 경제의 번영에 중요한 공헌을 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