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 수역서 이스라엘이 가스전 개발 강행' 반발해와…역내 갈등 고조
헤즈볼라, 이스라엘 가스전에 정찰드론…이스라엘군 "모두 요격"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갈등을 빚고 있는 이스라엘의 지중해 가스전을 겨냥한 '정찰 무인기'를 띄웠다가 이스라엘 군에 격추됐다고 AFP 통신 등 외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군 당국은 이날 성명에서 자신들의 카리시 가스전을 향하던 헤즈볼라의 드론 3대를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드론은 즉각적인 위협을 끼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드론 3대 가운데 1대는 전투기가, 다른 2대는 이스라엘 해군 군함에 의해 격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군은 군함에 탑재된 방공체계가 접근하는 표적을 요격하는 데 성공한 건 이번이 처음임을 밝혔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헤즈볼라는 자신들이 투입한 드론이 맞다면서 "정찰임무 수행용이었으며, 임무 수행을 완수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스라엘에 의해 드론이 요격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최근 이스라엘의 가스전 개발을 둘러싸고 양국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이 지역은 양국 간 영유권 분쟁이 오랜 기간 지속된 수역인 데다 지난달 초 이스라엘의 지중해 가스전 개발을 대행하는 영국 업체 에너지안(Energean)이 이스라엘 하이파 서쪽 80㎞ 해상에 있는 카리시 가스전에 FPSO(부유식 가스 생산 및 저장 설비를 갖춘 선박)를 투입하는 등 가스전 개발을 강행하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레바논은 가스전 시추를 위한 선박이 투입된 곳이 양국 간 영유권 분쟁 수역이라면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지도자는 지난달 "이스라엘이 카리스 가스전을 개발하는데 손을 놓고 구경만 할 수 없다.

이스라엘은 즉각 시추를 중단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다만 이스라엘은 이곳이 영유권 분쟁 협상 수역에 포함돼 있지 않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30일부터 총리 공석으로 직무대행을 맡은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은 1일 TV 연설에서 드론 요격에 대한 언급 없이 "가자에서 테헤란, 그리고 레바논에서 시리아까지 우리의 '소멸'을 노리는 이들에게 전한다.

우리를 시험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