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주요 은행이 미국 증시에 상장한 맥주기업들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다. 수제맥주와 대체 주류 유행을 선도했던 보스턴비어(SAM)엔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지는 반면 장기간 높은 고객 충성도를 유지해온 맥주기업들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보스턴비어는 전날보다 4.44% 떨어진 319.17달러로 마감했다. 보스턴비어 주가는 올초 대비 38.6% 하락했다. 보스턴비어는 수제맥주 브랜드 새뮤얼애덤스를 통해 미국 최대 수제맥주 제조사 자리에 오른 기업이다. 2010년대 후반부터는 탄산수에 알코올과 과일맛을 더한 저칼로리 대체 주류인 하드셀처 유행을 주도하기도 했다. 회사의 대표 하드셀처 브랜드로는 트룰리, 화이트클로 등이 있다.

하지만 최근 보스턴비어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냉정하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보스턴비어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낮췄다. 목표주가도 380달러에서 318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현 주가보다 낮은 수준이다. 경쟁이 치열해진 수제맥주와 하드셀처 시장에서 보스턴비어가 승기를 잡을 만한 계기가 마땅치 않다고 봐서다.

보니 헤르조그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하드셀처 주류의 매출 성장이 전반적으로 둔화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관심도 시들해졌다”고 설명했다. 나딘 사르왓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트룰리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7% 줄었다”고 말했다.

반면 전통적으로 충성도가 높은 브랜드를 보유한 맥주업체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맥주 코로나의 공급사인 컨스텔레이션(STZ)에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제품 수요가 굳건해 가격 인상도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밀러, 블루문 등의 맥주를 유통하는 몰슨쿠어스(TAP)에 대해선 매도에서 중립으로 투자의견을 상향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