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주가지수회사 FTSE러셀은 지난 24일 장 마감 후 편입 종목을 조정했다. 이번 조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메타와 넷플릭스, 페이팔 등이 러셀1000가치지수에 신규 편입된 것이다. 메타 같은 기술주가 가치지수에 편입된 일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러셀1000가치지수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상대적으로 낮고 성장 기대치가 높지 않은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저평가된 종목이라는 의미다.
메타와 넷플릭스는 나스닥 상장 기술기업의 대표주자인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구성 종목이다. 성장성 기대에 힘입어 주가가 폭등했고 나스닥지수가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올 들어 미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뉴욕증시가 약세장에 진입하자 기술주 투자심리가 냉각됐다. 성장 기대까지 꺾이면서 넷플릭스 주가는 올 들어 68%, 페이팔은 60% 하락했다. 메타 주가는 50% 떨어졌다. 메타의 현재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2.88배로 S&P500(15.82배)보다도 낮은 상태다.
러셀1000가치지수에 편입된 종목은 러셀1000성장지수에서의 비중이 대폭 낮아진다. JP모간체이스는 메타의 경우 러셀1000성장지수의 비중이 2.3%에서 0.5%로 급감하는 대신 러셀1000가치지수에서 1.7%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그 외 바이오기업 모더나(182.94 -2.09%), 화상회의 서비스 기업 줌, 소셜미디어업체 핀터레스트(22.90 +1.55%)가 러셀1000가치지수에 편입된다. WSJ는 “이번 지수 재조정으로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들이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면서 수조달러 규모의 손바뀜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FTSE러셀이 지수 편입 종목을 조정하는 기준이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PBR 등 ‘고전적인’ 지표들은 조직문화와 기술 등 무형자산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항복’의 징후가 뚜렷하다.”작년 11월 7만달러까지 갔던 비트코인이 2만달러로 폭락했다. 2017년 고점인 1만9500달러도 불안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암호화폐의 추락에 개미뿐 아니라 고래들도 공포에 질려 내다 팔고 있다.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업체 글래스노드는 “채굴자와 호들러(장기 보유자), 암호화폐투자사 등 기관투자가조차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는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이 지속되는 한 암호화폐가 다시 오르기는 어렵다고 전망한다. 금리가 고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말까지는 장기 보유할 투자자만 적립식 분할 매수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다. 투자금 70% 날려…“크립토윈터 왔다”암호화폐 정보사이트 코인게코가 집계한 1만3489종의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작년 11월 9일 3조691억달러에서 1조58억달러(26일 오후2시 기준)로 급감하면서 2조달러 넘게 증발했다. 비트코인도 1조2787억달러에서 4017억달러로 3분의 1 토막이 났다. 이더리움 역시 같은 기간 5716억달러에서 1405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최근 들어서는 2만달러 선까지 무너지면서 비트코인을 장기 보유하던 호들러나 채굴자들도 매도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은 13~19일 하루평균 4710개의 비트코인(약 1300억원)을 ‘커스터디 지갑’에서 거래소로 보냈다.전문가들은 최소 6개월에서 1년까지는 이 같은 지지부진한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한결 고팍스 사업기획실장은 “최근 주식에서도 기술주 위주로 하락하는 건 그동안 너무 많은 돈이 유입된 데다 경기 침체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며 “Fed가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큰 폭으로 올리겠다고 밝힌 만큼 비트코인도 당분간 굉장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금리 인상 종료·반감기는 호재언제쯤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금리가 고점에 달하는 시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선 빗썸경제연구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10년 만기와 2년 만기 미국 국채의 스프레드가 0.1%포인트 미만으로 크게 축소됐고, 5년 만기와 2년 만기 스프레드도 0.2%포인트 미만으로 좁혀졌다”며 “역사적으로 미국 국채 장단기 금리가 역전될 때 Fed의 금리 인상은 종료됐다”고 말했다. 국채 장단기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움직임을 고려하면 Fed의 기준금리 인상 종료 시점은 내년 상반기로 예상된다. 즉 올해 하반기부터는 조금씩 분할 매수를 고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내년 말이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비트코인 채굴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4년 주기 반감기가 2024년 5월로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최 실장은 “반감기부터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조금씩 오르는 패턴이 반복된다”며 “금리가 내년 말 고점을 찍고 내려올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금리 인하와 반감기가 맞물리는 내년 하반기부터 암호화폐 시장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그전까지는 저점인 2만달러 안팎에 머무를 것이란 분석이다.가용한 투자금을 고려해 내년까지 꾸준하게 이어갈 수만 있다면 적립식 투자도 나쁘지 않다는 조언이 나온다. 최 실장은 “매수 시점을 잡지 못할 때 유효한 전략이 적립식 투자”라며 “내년 말까지 꾸준하게 매수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당장의 트레이딩보다는 5년 이상 보유한다는 각오로 비트코인 투자를 시작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알트코인 투자하려면 시총부터 살펴라”디파이에 대해선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디파이에서 암호화폐 매매 수단으로 쓰이는 스테이블코인이 아직 정부로부터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에 신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최 실장은 “스테이블코인은 통화정책을 교란한다는 비판도 있다”며 “국경 없는 서비스라는 점에서 자금세탁 이슈가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통제방식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알트코인은 암호화폐의 시가총액과 지분 구조, 개발자의 신용, 커뮤니티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정 센터장은 “시가총액 1억달러 이하, 보유량이 특정 집단에 과도하게 집중(40%)된 알트코인은 가급적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암호화폐업계의 제도권 진입 논의가 올 10월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입법 과정을 꼼꼼하게 챙겨보면서 암호화폐 상장 기준과 투자자 보호 조치 등의 내용을 꾸준히 체크해야 낭패를 겪지 않을 것이라는 조언이 나온다.암호화폐업계에 따르면 여당인 국민의힘과 관계부처는 10월부터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미국 정부도 조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암호화폐 도입에 따른 리스크를 분석한 보고서를 10월까지 제출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도 이 보고서를 참고해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추진하겠다는 게 당정의 기본 방침이다. 암호화폐가 세계 거래소에 상장돼 있기 때문에 국가마다 분류 방식을 통일할 필요가 있는 데다 국제 자금세탁 방지 이슈도 있기 때문이다. 여당 관계자는 “섣불리 한국에서 규제를 도입했다가 다시 수정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10월부터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가 시작돼 내년에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사실상 2024년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미국 의회에서는 정부 보고서에 앞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초당적으로 ‘책임 있는 금융혁신법안’을 발의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1차적으로 암호화폐 중에서도 ‘보조자산’과 ‘상품’을 분류하면 상품으로 분류된 암호화폐에 대해 상품거래위원회(CFTC)가 규제하는 게 법안의 핵심이다. 사실상 심사 권한은 미국의 금융감독원 역할을 하는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맡고 사후 관리는 CFTC가 담당하는 방식이다.기본법 시행까지 아직 2년여가 남았기 때문에 규제 공백을 채우기 위해 마련된 업계 자율규제 방안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5대 거래소는 ‘루나 사태’를 계기로 공동 협의체를 구성했다. 공동 협의체는 공통된 상장 기준과 관리, 폐지 기준을 도입하기로 했다. 거래소들은 암호화폐를 발행한 프로젝트 구성원과 목표, 사기 여부 등을 판단하기 위한 사업성 평가도 할 예정이다. 해킹 위험과 자금세탁 가능성, 암호화폐 유형 등을 반영한 위험성 평가도 추진하기로 했다.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글로벌 증시가 연일 출렁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여파로 다우존스지수가 17개월 만에 30,000선이 붕괴됐다가 회복하는 등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커진 변동성에 지친 일부 투자자는 주식 비중을 줄이며 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자들은 이런 장세에도 수익을 내기 위한 틈새 투자처를 찾고 있다. 대표적 수단이 시장의 ‘공포’를 반영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에 연동된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에 투자하는 것이다. 잠시 하락세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을 사는 것도 대안 중 하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위험을 분산·회피하는 용도로만 활용할 것을 권한다. 공포를 사라VIX는 시카고선물거래소 S&P500지수 선물옵션 상품의 30일간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나타내는 지수다. 통상 미국 증시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 ‘공포지수’라고도 불린다. VIX가 높아졌다는 것은 투자자들의 불안심리와 매도세가 강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VIX는 우크라이나전쟁 시작 직후인 3월 7일 36.45까지 뛰면서 연중 고점을 찍었다. 이후 안정세를 보이다가 미국의 금리 인상과 맞물려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Fed가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은 이달 들어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 인상을 앞두고 지난 13일 34.02까지 치솟은 뒤 최근 30을 넘나들고 있다.VIX가 상승하면서 이에 기반한 ETF·ETN 상품은 최근 혼조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수익을 내고 있다. VIX를 1.5배 추종하는 ETF인 ‘프로셰어즈 울트라 VIX 단기선물 ETF(UVXY)’는 이달 들어 23일까지 8.0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ETN 상품인 ‘바클레이스 아이패스 시리즈B S&P 500 VIX 단기선물 ETN(VXX)’도 5.12%의 수익을 거뒀다.서학개미들 역시 최근 변동성이 심해진 장을 노리고 VIX 상품에 투자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23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UVXY를 6419만달러어치 사들였다. 금액 기준 상위 17위를 차지했다.해외 투자 상품은 세금 부담이 크다. 이 경우 국내 시장에 상장된 VIX 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국내에는 VIX를 추종하는 ‘신한 S&P500 VIX S/T 선물 ETN’ ‘QV S&P500 VIX S/T 선물 ETN’ ‘삼성 S&P500 VIX S/T 선물 ETN(H)’ 3종이 상장돼 있다. 세 상품은 이달 23일까지 수익률이 각각 8.53%, 8.60%, 3.43%를 기록했다. ‘삼성 S&P500 VIX S/T 선물 ETN(H)’은 환헤지형 상품으로 최근 달러 강세 혜택을 받지 못해 비교적 저조했다.전문가들은 VIX 상품에 투자할 때는 반드시 ‘단기 투자’를 하라고 조언한다. VIX 관련 상품들은 모두 선물 관련 상품에 투자하는데 만기가 돌아옴에 따라 차월물로 넘어가는 롤오버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들고 있다면 롤오버 비용이 누적돼 이익은커녕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2017년 VIX가 14.1% 하락하는 동안 VIX ETN 상품은 평균 70.6% 떨어졌다. 하락세 베팅도 대안증시가 약세를 보일 때 수익을 낼 수 있는 또 다른 대표적 상품으로는 인버스 ETF를 들 수 있다. S&P지수를 역으로 1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쇼트 S&P500 ETF(SH)’는 이달 들어 23일까지 7.37% 수익을 냈다. 이 ETF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21.64%에 달한다. 나스닥100지수를 역으로 1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쇼트 QQQ ETF(PSQ)’도 같은 기간 6.21%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국 투자운용사인 프로셰어즈는 최근에는 비트코인 하락 시 수익을 낼 수 있는 ‘프로셰어즈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도 출시했다.국내 시장에 상장된 인버스 ETF들도 이달 하락장 속에서 수익을 내고 있다. ‘TIGER S&P500 선물 인버스’는 10.65%, ‘KODEX 미국나스닥100선물인버스(H)’ 9.92%, ‘ARIRANG 신흥국 MSCI 인버스(합성H)’는 6.7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전문가들은 인버스 ETF 역시 장기 투자보다는 시장이 불안할 때 단기적인 위험 분산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한다. 정현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버스 상품은 횡보장보다 하락 추세가 확실한 시장에서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며 “장기 보유보다는 단기 방향성 매매 수단으로 활용하는 게 효과적 전략”이라고 설명했다.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