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 사진=테라폼랩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 사진=테라폼랩스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CEO)가 스테이블코인 테라USD와 자매코인 루나의 폭락으로 자산 대부분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실패를 시인하면서도 “사기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2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권 CEO는 WSJ에 최근 사태로 자신의 자산 대부분이 사라지긴 했지만 “검소하게 살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올 초 루나 시세가 100달러 수준으로 치솟았을 때 그는 30대 억만장자 대열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권 CEO는 “(최근 사태로) 나도 망연자실한 상태”라며 “사태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을 잘 돌보길 바란다”고도 말했다.

테라USD와 루나 시세가 대폭락한 뒤 테라폼랩스는 루나 2.0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권 CEO는 “과거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이 있다”고 인터뷰했다. 그러나 루나 2.0은 출시 직후 18달러 이상에서 거래되다가 바로 폭락, 현재는 1달러대에서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권 CEO가 계획적으로 사기극을 벌였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암호화폐 회사 스완비트코인의 코리 클리프스텐 CEO는 “권 CEO의 트윗, 카메라 앞에서의 발언, 자신에 대한 포장 등을 볼때 사기꾼이라는 게 명백하다”고 말했다. 이런 평가에 대해 권 CEO는 “테라USD의 가능성을 믿었기 때문에 자신감 넘치는 발언을 했고 자신감 있게 베팅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록 내가 베팅에 실패했지만 100% 언행일치는 했다”며 “실패와 사기는 다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 검찰은 테라USD·루나 사태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테라USD와 루나 사태로 재산 손해를 입은 사람들은 국내외에서 소송을 제기했거나 검토 중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