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난민기구, 연례 글로벌 동향 보고서 공개
"우크라이나 전쟁·자연재해 등으로 전 세계 난민 급증"
지구촌 난민, 사상 첫 1억명 돌파…세계 인구 80명중 1명은 난민(종합)
전쟁이나 내전, 정치적 박해 등으로 고향을 떠난 강제 이주민(난민)이 전 세계에서 1억 명을 처음 넘어섰다.

유엔난민기구(UNHCR)가 16일 공개한 글로벌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강제이주민은 지난달 기준으로 1억 명을 돌파했다.

강제 이주민은 지난해 말 8천930만 명에서 5개월 새 12%나 급증했다.

이는 올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수많은 피란민이 발생한 점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내전 등으로 고향을 등진 아프리카와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지속해서 발생하는 점도 이런 추세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강제 이주민 증가세는 오랜 기간 이어져 왔다.

작년 수치인 8천930만 명은 2020년(8천240만 명)보다 8% 증가한 규모이고, 10년 전보다는 갑절 이상 늘어났다.

이 가운데 약 59.6%인 5천320만 명은 모국 내에서 다른 지역으로 피신한 국내 실향민이다.

1년 전(4천800만 명)보다 520만 명 증가했다.

모국을 떠나 다른 국가에서 보호를 받는 난민은 전체의 30.3%에 해당하는 2천710만 명이다.

이 가운데 3분의 2 이상은 시리아(680만 명), 베네수엘라(460만 명), 아프가니스탄(270만 명), 남수단(240만 명), 미얀마(110만 명) 등 5개국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전체 난민 가운데 고향으로 돌아간 비율은 6.4%(570만 명)에 불과했다.

터키는 380만 명의 난민을 받아들이며 8년 연속 최다 수용국의 자리를 지켰다.

우간다(150만 명), 파키스탄(150만 명), 독일(130만 명) 등이 뒤를 이었다.

난민 신청을 가장 많이 받은 국가는 미국(18만8천900건)으로, 전체(140만 건)의 13.5%를 차지했다.

이어 독일(14만8천200건), 멕시코(13만2천700건), 코스타리카(10만8천500건), 프랑스(9만200건) 등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강제 이주민의 증가세도 두드러진다.

이들은 2020년 980만 명이었으나 지난해 말에는 15% 증가한 1천130만 명에 달했다.

이들 가운데 76%는 여성과 어린이라는 점도 심각성을 더한다.

아·태 지역 강제 이주민이 가장 많이 머무는 나라는 파키스탄(150만명)이다.

방글라데시(91만9천명)와 이란(79만8천명)이 뒤를 이었다.

UNHCR은 강제 이주민의 수는 세계 인구의 1%에 육박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하면서 식량부족과 기아, 기후위기, 인플레이션 등 여러 악조건 속에서 계속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필리포 그란디 UNHCR 최고 대표는 "지난 10년간 강제 이주민 수는 매년 증가했다"며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 분쟁을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움직이지 않는 한 이 참담한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제 이주민에는 정치적 박해 등의 우려로 국제적 보호 필요성이 인정되는 난민과, 고국을 떠나 보호를 요청 중인 난민 신청자, 거주지를 떠날 수밖에 없었지만 공인된 국경을 넘지 않은 사람을 뜻하는 국내 실향민이 모두 포함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난민은 2천710만여 명, 난민 신청자는 460만여 명, 국내 실향민은 5천320만여 명에 이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