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인권 놓고 유엔 서방 vs 개도국 분열
유엔 인권대표 "중국 방문 때 구금된 위구르인과 대화 못했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지난달 중국 방문 기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했고 구금된 위구르인들이나 그들의 가족과도 접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바첼레트 대표가 15일(현지시간) 제50차 유엔인권이사회의 한 세션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그는 "특히 코로나19 방역 규정을 감안할 때 (중국에서) 제한이 있었다.

나는 신장을 방문하는 내내 정부 관리들과 동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방문 기간 현재 구금된 어떠한 위구르인이나 그들의 가족과 대화할 수 없었다"며 "이를 예상해 중국 방문 전 과거 구금됐던 이들, 현재 사랑하는 가족과 연락이 끊긴 이들을 만났다"고 밝혔다.

바첼레트 대표의 중국 방문은 지난 13일 개막한 제50차 유엔인권이사회에서 첨예한 쟁점이 되고 있다.

네덜란드 등 유엔 47개 회원국은 14일 "중국 정부는 독립 조사관에게 신장에 대한 의미 있고 제한받지 않는 접근을 제공하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유엔에 제출했다.

이들은 또 바첼레트 대표에게 오래 지연된 신장 인권보고서를 발표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쿠바 등 다른 69개국은 인권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옹호하며 바첼레트 대표가 신장 인권보고서를 발간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SCMP는 "신장 인권 문제는 유엔에서 대체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분열을 초래하고 있다"며 "15일 세션에서도 미국 등 여러 서방 국가들은 신장 인권보고서의 즉각적인 발표를 요구한 반면, 볼리비아와 마다가스카르 등 다른 회원국들은 중국을 칭찬하며 중국 내정에 간섭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펼쳤다"고 전했다.

바첼레트 대표는 유엔 인권대표로는 17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달 중국 신장 지역을 찾았다.

중국은 이번 바첼레트 대표의 방문을 허용하면서 조사 형식이 아니라 우호적인 방문이어야 하며,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 전에는 신장 인권보고서를 발간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바첼레트 대표는 2018년부터 신장 지역의 인권 상황을 조사하기 위해 중국 정부에 '의미 있고 제약 없는 접근'을 요구했다.

그러나 조사는 진행되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신장 인권보고서의 발표는 계속 지연됐다.

영국 방송 BBC 등은 지난달 신장위구르자치구 경찰이 해킹을 당해 유출한 자료를 대거 입수했다며 중국 정부가 중범죄자 감옥과 같은 강제수용소에 위구르족을 강제 구금, 탄압하고 탈출을 시도하는 수감자는 사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