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아조트 화학 공장 거점 삼아 '항전 태세'
영국 정보국 "러, 요충지 세베로도네츠크 대부분 장악"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요충지로 꼽히는 동부 도시 세베로도네츠크 대부분 지역을 손에 넣었다고 영국 정보당국이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영국 국방정보국(DI)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한 달 이상의 격렬한 공세 끝에 러시아군이 현재 세베로도네츠크를 장악하고 있다"며 "러시아군의 대규모 포격 전술로 도시 전역이 광범위하게 파괴됐다"고 알렸다.

앞서 전날 올렉산드르 스트리우크 세베로도네츠크 시장도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시베르스키도네츠강 건너 리시찬스크를 연결하는 마지막 세 번째 교량을 잃었다고 AFP와 AP통신 등 주요 외신을 통해 전했다.

세베로도네츠크는 돈바스 루한스크주의 전략적 요충지다.

러시아군은 최근 한달간 이곳에 집중적인 포격을 퍼부으며 공략을 강화했고 우크라이나군도 이 지역을 사수하기 위해 인력과 물자를 지속해서 투입했다.

그러나 전세가 불리해지면서 현재 우크라이나군은 수백 명의 민간인과 함께 도시 내 '아조트' 화학 공장 지하 벙커에 숨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국방정보국은 "러시아군이 아조트 화학 공장과 그 주변에 배치될 것이며, 우크라이나군은 이곳에서 러시아군의 이동을 일시적으로 막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군이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시가전을 벌이며 최대한 버텨 러시아군의 인명피해를 최대화하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에 불리해진 전황 탓에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 일부 서방 국가들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승전 전략을 마련하고 있는지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휴전 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으나, 당장 1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골자로 한 40여개 서방 국방당국의 회의가 열리는 만큼 미국 등이 우크라이나에 휴전 협상을 압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콜린 칼 미 국방부 정책차관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협상 방법과 내용, 시기 등을 우리가 말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모든 것은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결정하게 될 몫"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