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그룹이 2년 뒤 테슬라를 앞지르고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에 등극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테슬라 보다 다양한 전기차 모델과 가격대를 내세워 판매 대수를 급격히 늘릴 것이란 관측이다.

14일 블룸버그통신 산하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전기차 시장에 대한 보고서를 내고 "폭스바겐그룹이 테슬라보다 전기차를 많이 판매할 것이란 목표를 2024년에 이룰 수 있다"고 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폭스바겐그룹의 강점으로 폭스바겐부터 벤틀리까지 10여개의 브랜드를 거느린 다양성을 꼽았다. 반면 테슬라의 제품군은 모델3, 모델Y, 모델X, 모델S 등 4가지뿐으로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크지 않다.

향후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누가 쥘 수 있는지는 중국과 유럽 시장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지역이 전기차 시장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2025년까지 중국에선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25%를 전기차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에선 이 비중이 20%에 달할 것이란 예측이다. 폭스바겐그룹은 본사가 독일에 있는 만큼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중국 시장에선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폭스바겐그룹의 시장점유율은 3.5%에 그쳤다. 테슬라의 시장점유율(13%)에 크게 뒤진다. 현재 중국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은 11%다. 규제 당국이 전기차를 판매하지 않는 완성차업체엔 막대한 비용 부담을 전가하고 전기차 판매 업체는 보상하는 만큼 전기차 보급률은 더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폭스바겐그룹이 테슬라를 제치고 1위에 오르는 시기를 2023년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테슬라가 최근 독일 베를린 인근과 미국 텍사스주에 새 공장을 연 만큼 역전 시기를 뒤로 미뤘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