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인터뷰 "중 군사 기지 건립과 무관…허용할 뜻도 없어"
솔로몬제도 고위 관료 "中안보협정, '국내 안보' 위해 필요했다"
남태평양의 솔로몬제도는 최근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4월 체결된 중국-솔로몬제도의 안보 협정으로 중국이 남태평양의 요충지에 군사적 교두보를 마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중국의 속셈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협정에 깊숙이 관여한 솔로몬제도 고위 관료는 '국내 안보'를 위해서였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콜린 벡 솔로몬제도 외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협정은 국내 안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벡 장관은 자국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속도로 빠르게 늘어나는 인구 문제를 국내 불안 요소 중 하나로 지적했다.

그는 "일자리가 필요한 젊은이들이 매년 약 1만8천명씩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일자리는 한정돼 있는데 인구만 늘어나면서 정치적·사회적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머내시 소가바레 총리에게 불만을 품은 반정부 시위대가 수도 호니아라에서 소요사태를 일으켜 3명이 숨지기도 했다.

솔로몬제도 고위 관료 "中안보협정, '국내 안보' 위해 필요했다"
협정 전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외신은 솔로몬제도가 사회적 질서 유지와 시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 등의 이유로 요청할 경우 중국이 경찰과 군대를 파견할 수 있고 중국 함정이 솔로몬제도 항구에 정박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야당 정치인들은 솔로몬제도가 중국 무장경찰과 군인을 동원해 민주적 반대 의견을 억누르고 권력을 유지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벡 장관은 중국 공권력 투입은 어디까지나 최후의 수단이라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안보 협정을 작동시켜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중국이 태평양에 군사적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국제 사회의 우려에 대해서도 벡 장관은 중국의 군사 거점화를 허용할 의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안보 협정은 중국이 군사 기지를 건립하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벡 장관은 작금의 사태를 두고 "불을 끄기 위해 소방서에 도움을 청했는데, 다들 어느 소방서에 연락했는지만 관심을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과의 협정은 솔로몬 제도의 내부 문제 해결을 위한 일인데 정작 중국의 저의가 무엇인지만 관심을 두고 있다는 취지를 비유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그는 또한 기후 온난화로 인해 솔로몬제도가 직면하는 어려움을 해결하려면 협정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말했다.

벡 장관은 협정 전문을 공개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중국과 솔로몬제도 양국이 결정할 문제라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