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밀 등 가격 급등에 대체재로 주목받을 가능성"
식량위기 비껴가나 했는데…"국제 쌀값도 들썩일 조짐"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전 세계에 식량위기가 닥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국제 쌀 가격마저 들썩일 조짐이다.

미국 경제 매체 CNBC 방송은 밀과 옥수수, 콩 등 곡물류와 육류, 식용유 등의 가격이 최근 몇 달간 급등한 데 이어 아시아권의 주식인 쌀도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주요 생산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공급이 급감한 밀과 달리 쌀은 풍족하게 생산되고 있지만, 식량위기가 본격화할 경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일본 투자은행 노무라의 소날 바르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쌀 가격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추적 관찰할 필요가 있다.

밀 가격이 오르면서 쌀로 이를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밀 등과 마찬가지로 쌀에 대해서도 수출을 제한하는 국가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인도는 지난달 밀과 설탕의 수출을 금지·제한한 데 이어 쌀 수출 제한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다만, 바르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부 국가들의 (식량) 보호무역주의 조처가 나올 위험이 있다"면서도 현시점에선 재고가 풍부한 까닭에 쌀과 관련해선 관련 위험이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비료·에너지 가격이 오르면서 곡물 재배에 드는 비용이 커진 상황 등을 고려하면 국제 쌀 가격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가격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자료에 따르면 국제 쌀 가격은 최근 5개월 연속 완만히 상승해 이미 12개월 내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국제미작연구소(IRRI)의 남아시아 지역 대표 나피스 메아는 "동티모르, 라오스, 캄보디아 등 남아시아·태평양 권역의 국가들, 그리고 인도네시아처럼 인구가 많으면서도 식량 공급이 불안정한 국가들은 (쌀) 가격이 계속 올라 지금처럼 높은 수준에 머문다면 매우 나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