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와 석탄 가격도 유가만큼이나 안정세를 찾지 못하고 있다. 리오프닝 후 전력 수요는 급증했지만 러시아산 화석연료 퇴출과 투자 감소로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美 천연가스 올 들어 150% 올라…"연말까지 15% 더 뛴다"
7일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미국 천연가스 7월물 가격은 올 들어 150%가량 올랐다. 냉방 수요가 많은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지난달 말엔 미 천연가스 6월물 가격이 장중 100만BTU(열량 단위)당 9달러를 돌파하며 14년 만에 최고가를 찍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줄여나가고 있는 유럽이 대체제로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늘리면서 가격이 뛰어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연합(EU)은 천연가스의 40%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로는 돈줄을 죄기 위해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을 줄이고 있다.

천연가스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력난 등으로 천연가스 증산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청정에너지 전환 기조 속에 천연가스 생산을 위한 투자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5월 말 미국 에너지정보국 자료에 따르면 미국 천연가스 재고는 1년 전보다 18% 적은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서드브리지는 “연말까지 천연가스 가격이 15%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천연가스는 석탄 가격도 밀어올렸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자 비교적 저렴한 석탄으로 수요가 몰리면서다. 호주 뉴캐슬 발전용 석탄 가격(7월물)은 올해 들어 세 배 이상 급등했다. 지난 4월 미국 애팔래치아산 석탄 가격은 t당 100달러를 뛰어넘으며 13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석탄은 천연가스와 마찬가지로 재고 부족에 직면했다. 인력난으로 석탄 채굴 활동이 차질을 빚고 있는 데다 투자도 위축됐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인 호주는 석탄 수출 확대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전력 수요가 증가한 인도에선 올 3분기 석탄 공급량이 수요에 비해 4250만t 적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