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자 23% "충분한 음식 못먹어"…식품값·주거비·연료비 상승 탓
푸드뱅크 "신규 방문자 25% 증가…대처 능력에 한계 느껴"
"캐나다인 4명 중 1명, 물가 급등에 강제 절식"
주요 7개국(G7)의 일원인 캐나다에서도 국민 네 명 중 한 명 꼴로 치솟는 식품 가격 등 물가 급등 탓에 음식을 적정량 섭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현지시간) 더스탠다드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캐나다 자선단체 푸드뱅크캐나다가 메인스트리트 리서치와 함께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3%는 2020년 3월부터 올해 3월 사이 식비를 감당하지 못해 적정량의 음식을 먹지 못한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연 소득 5만 캐나다달러(약 4천900만원) 미만 계층에서는 이 같은 비율이 40%로 전체의 2배에 육박했다.

또한 이 기간 응답자 중 5명 중 1명 꼴로 적어도 한 번 이상 굶주림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비율을 캐나다 인구(약 3천839만명)로 환산하면 700만명이 넘는다.

식비 부족의 원인으로는 주거비 상승을 꼽은 이들이 전체의 61%로 가장 많았다.

이는 이전 조사에서 주거비 상승을 꼽은 비율이 46%였던 데 비해 크게 높아진 것이다.

이번 조사는 올해 2월 25일부터 3월 2일까지 캐나다 성인 4천9명을 대상으로 자동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5%포인트다.

푸드뱅크캐나다의 크리스틴 비어즐리 최고경영자(CEO)는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이 나라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먹기 위해)고투를 벌이는지를 듣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라며 "이들은 집값, 연료비, 식료품 값이 오르면서 식비가 부족해지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각 지역 대다수 푸드뱅크의 대처 능력이 이미 한계점으로 치닫고 있다며 올여름이 푸드뱅크 41년 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각 지역에서 처음으로 푸드뱅크를 찾는 주민들이 몰려들고 있으며 지역에 따라 신규 방문자가 25%까지 증가했다"고 말했다.

한편 현지 방송 CBC에 따르면 캐나다 통계청은 4월 식료품 가격이 작년 동기 대비 9.7% 상승해 1981년 9월 이래 최대폭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대중적 주식인 파스타 가격이 19.6% 오른 것을 비롯해 시리얼 제품(13.9%), 빵(12.2%), 과일(10%) 등의 상승 폭이 컸다.

온타리오주 오크빌 주민 브레아나 코데이는 CBC와 인터뷰에서 육류가 없는 식단을 늘리고 세일 중인 식료품을 더 많이 비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불행하게도 가계부에서 줄일 수 있는 품목은 음식일 때가 있다"며 "매주 식료품 전단을 보면 이게 세일인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반년 전만 해도 지금 세일 가격이 정가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