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중국의 '역사 지우기'에도…톈안먼 추모는 계속된다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중국 대사관 앞에 종이로 만든 모형 탱크가 등장했습니다.

탱크 주변에서 몇몇 사람은 쓰러져 있는 퍼포먼스를 펼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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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인도의 거리에는 중국군 탱크 대형 모형이 세워졌습니다.

사람들은 탱크를 마주 보고 서서 포즈를 취했습니다.

두 행사 모두 33년 전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벌어진 민주화 시위 무력 진압 사건을 고발하고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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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는 시민 수백명이 촛불로 '8964'를 만들며 1989년 6월 4일을 기억하자고 외쳤습니다.

대만 외교부는 페이스북에 "매년 이날이 다가오면 말할 수 없고, 쓸 수 없고, 인터넷에서 검색조차 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며 중국 누리꾼들을 향해 "당신의 나라가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알기 위해 톈안먼 광장 학살에 관한 정보를 검색해보라"고 독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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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앰네스티는 이들 지역 외에도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시드니, 오슬로, 파리 등지에서 4일 톈안먼 민주화시위 33주년 기념 행사가 열린다고 밝혔습니다.

호주 시드니에서는 현지 중국 영사관 앞에 약 50명의 민주 활동가들이 모여 촛불로 '64-89'라는 모양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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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 시위는 중국 정부가 1989년 6월 4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학생과 시민 100만명을 무력으로 진압해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사건을 말합니다.

당시 한 남성이 몰려오는 탱크를 맨몸으로 막아선 모습을 찍은 AP 통신의 사진은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상징하는 역사적 기록입니다.

중국 당·정은 톈안먼 사태를 '반혁명 폭동'으로 규정했고, 이후 중국에서는 톈안먼 사태를 언급하는 것이 금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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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홍콩에서는 1990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6월 4일 저녁 빅토리아 파크에서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가 주최한 톈안먼 추모 촛불 집회가 열렸습니다.

많게는 수십만명이 참가한 촛불집회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행사였습니다.

그러나 홍콩 정부는 코로나19를 이유로 2020년부터 3년 연속 6월 4일 저녁 빅토리아 파크 촛불 집회를 불허했고, 해당 집회를 조직하거나 선동한 혐의로 민주 진영 정치인과 활동가들을 줄줄이 잡아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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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의 단속에 지련회가 지난해 해산하면서 올해는 촛불 집회를 앞장서 주최할 단체도 없어졌고 당국은 불법집회 참여시 체포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홍콩에서 아직 촛불이 완전히 꺼지지는 않았습니다.

올해도 일부 시민들은 4일 오후 8시를 기해 휴대전화 전등을 켜거나, 가방에 촛불을 달고 돌아다니는 방법으로 개별적인 추모를 이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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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전화 부스 등 거리 곳곳에 촛불이 세워진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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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에서는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를 대표하는 구호 '광복홍콩 시대혁명'이 톈안먼 추모 시위에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홍콩에서는 이제 해당 구호를 외치면 체포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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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타이베이에서는 지난해 홍콩대에서 철거된 톈안먼 희생자 추모 조형물 '수치의 기둥' 모형도 등장했습니다.

'수치의 기둥'을 만든 덴마크 작가 옌스 갤치옷은 홍콩의 철거 결정에 반발, 지난주 노르웨이 오슬로대에 '수치의 기둥' 복제품을 세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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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이어 홍콩에서도 톈안먼 시위에 대한 '역사 지우기'가 벌어지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촛불'을 지키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