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 부자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왼쪽)과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 두 사람 모두 자산이 1년 만에 반토막났다. (자료 : 야후뉴스)
일본의 대표 부자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왼쪽)과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 두 사람 모두 자산이 1년 만에 반토막났다. (자료 : 야후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코로나19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일본 부자들의 자산이 1년새 30% 줄어들었다. 일본 최고 부자였던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3위로 밀려나는 등 순위 바뀜도 컸다.

포브스아시아는 '일본 50대 부자'의 자산 합계가 1700억달러(약 212조1600억원)로 1년 전보다 30% 감소했다고 2일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침공과 도시 봉쇄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단절되면서 실적과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작년 일본인 자산 1위였던 손정의 회장의 순위가 3위로 밀렸다. 손 회장의 자산은 211억달러로 1년새 절반 미만으로 줄었다. 위험자산을 회피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인공지능(AI) 관련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0억달러를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비전펀드의 실적이 곤두박질친 탓이다.

소프트뱅크그룹은 2021회계연도(2021년 4월~2022년 3월)에 1조7080억엔(약 16조992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지난달 12일 발표했다. 그룹 역사상 최악의 실적이다. 비전펀드에서 3조7388억엔의 투자손실이 발생하면서 소프트뱅크그룹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일본 최고 부자는 지난해 2위였던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유니클로 운영사) 회장이었다. 자산규모(236억달러)가 1년새 44% 감소하고도 1위에 올랐다. 중국의 도시봉쇄 영향으로 패스트리테일링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자산이 급감했다.

공장 자동화 및 센서 전문기업 키엔스의 창업자 다키자키 다케미츠 명예회장이 3위에서 2위로 한 단계 순위가 올랐다. 자산 규모는 216억달러였다. 4위는 일본 최대 음료 회사 산토리홀딩스의 사지 노부타다 회장(93억달러), 5위는 생활용품 전문기업 유니참의 다카하라 다카히사 사장(64억달러)이었다.

포브스는 "일본의 50대 부자 가운데 38명의 자산이 지난해보다 줄었다"고 밝혔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