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가 국호를 ‘튀르키예(Trkiye)’로 바꾼다. 국호를 변경해달라는 터키 정부의 요청을 유엔이 승인하면서다. 튀르키예는 터키어로 ‘터키인의 땅’을 뜻한다.

1일(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유엔은 외국어로 표기된 모든 공식 문서에서 국호를 바꿔달라는 터키의 공식 요청을 승인했다”며 “이에 따라 터키어 발음 규정에 따라 철자를 변경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지난달 30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터키’ 대신 ‘튀르키예’를 사용해달라고 요청했다.

영어 국명인 ‘터키(Turkey)’가 국가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영어 단어 터키는 칠면조를 가리킨다. 겁쟁이, 패배자 등을 의미하는 속어로도 쓰인다.

이에 터키 정부는 작년 말부터 ‘헬로 튀르키예’ 캠페인을 벌이는 등 본격적으로 국호 변경을 추진해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호 변경 성명을 발표하면서 “튀르키예는 터키의 문화와 문명, 가치를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라고 강조했다. 터키인들은 오랫동안 자국을 튀르키예로 불러왔다. 터키어로 표기한 터키의 정식 국호 역시 ‘튀르키예공화국’이다. 앞으론 터키가 수출하는 물품에도 ‘메이드 인 터키’가 아니라 ‘메이드 인 튀르키예’라는 표시가 붙는다.

한국어 표기도 바뀔 가능성이 높다. 터키 주재 한국대사관은 유엔이 터키의 요청을 공식 승인한 만큼 터키 정부 및 한국 외교부와 협의해 터키의 국호 표기를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터키는 지난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 신청서를 낸 스웨덴과 핀란드의 가입을 반대하면서 최근 유럽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가로 떠올랐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