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을 제치고 인도의 최대 교역국이 됐다. 중국에 넘겨줬던 최대 교역국 자리를 1년만에 다시 탈환했다. 인도의 친미 행보에 대응해 중국에선 아세안 국가들과 공조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인도 상무부는 2022회계연도(2021년 4월~지난 3월)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해당 회계연도 기간 동안 인도와 미국의 교역액은 1194억2000만달러(약 148조60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805억1000만달러) 대비 48.3% 급증했다.

수출, 수입 모두 증가세가 확연했다. 인도의 대미 수출액은 516억2000만달러에서 761억1000만달러로 47.4% 늘었다. 수입액은 290억달러에서 433억1000만달러로 49.3% 증가했다. 인도는 미국에 보석, 의약품, 석유, 냉동새우, 화장품 등을 주로 수출했다. 인도가 미국에서 들여온 주요 수입품은 석유, 다이아몬드 원석, 천연가스, 금, 석탄 등이었다.

2021회계연도에서 인도의 최대 교역국이었던 중국은 2위 규모로 내려앉았다. 인도와 중국의 교역액은 2021년 회계연도(864억달러) 대비 33.6% 늘어난 1154억2000만달러(약 143조9000억원)를 기록했다. 인도의 대중 수입액은 652억1000만달러에서 941억6000만달러로 44.3% 급증했지만 수출액이 211억8000만달러에서 212억5000만달러로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인도의 대중 무역 적자폭은 440억달러에서 729억1000만달러로 65.7% 늘어났다.

인도의 최대교역국은 2014회계연도부터 2018회계연도까지 중국이었다. 2019회계연도엔 아랍에미리트(UAE), 2020회계연도엔 미국, 2021회계연도엔 중국이었다가 이번에 다시 미국이 최대 교역국 자리를 차지했다. 중국에 이어 UAE(729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428억5000만달러) 등이 미국, 중국의 뒤를 이었다.

앞으로도 인도와 미국 간 무역 규모가 커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주도로 31일 출범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인도도 참여하기로 해서다. 이날 인도 경제매체인 비즈니스스탠더드에 따르면 칼리드 칸 인도수출단체연맹 부회장은 “인도와 미국의 양자 무역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며 “IPEF로의 합류는 (양국 간) 경제적 유대를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선 미국과 인도의 공조에 맞서 아세안 국가들과의 유대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날 종전셍 핑안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홍콩 일간지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인도와 태평양에서 구축하는 경제 프레임에 대항하기 위해 중국은 아세안과 더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