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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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이 ARM 지분 매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반도체 시장에서 반도체 설계 1위 기업인 ARM의 중립성을 유지하는 컨소시엄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는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퀄컴은 ARM 지분 투자에 관심있는 당사자"라고 말했다. 그는 "ARM은 매우 중요한 자산이며 우리 반도체 산업 발전에 필수적인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ARM 지분에 투자하기 위한 컨소시엄의 크기가 충분히 커진다면 다른 반도체 칩 제조업체들과 힘을 합쳐 ARM을 완전 인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당초 ARM의 최대주주인 일본 투자회사 소프트뱅크는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무산된 이후 ARM을 뉴욕증시에 상장하기로 한 상태다. 그러나 기업공개(IPO)는 ARM의 글로벌 기술적 중요성을 감안할 때 회사의 미래 소유권에 대한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고 FT는 지적했다. 퀄컴 측의 이번 컨소시엄 언급은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ARM은 일본 소프트뱅크 자회사로 영국에 본사를 둔 반도체 설계 기업이다. 삼성전자 퀄컴 등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업체들이 이 회사의 설계를 바탕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두뇌’로 불리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모바일 칩 설계 분야에선 세계 시장 점유율이 90%에 이른다. 소프트뱅크는 2020년 9월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ARM을 매각하려고 했지만 경쟁당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최근 SK하이닉스도 ARM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3월 정기 주주총회 이후 ARM을 공동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