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 22% 올라 9弗 첫 돌파
재고량 급감…블랙아웃 우려
미국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장중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급난과 재고 부족이 가중되면서 올여름 정전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6월물 미국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장중 100만BTU(열량 단위)당 9달러를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이 가격은 이날 9.401달러까지 치솟았다가 8.9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같은 날 가격(2.984달러)의 세 배에 육박한다. 이달에만 22%가 올랐다. 장중이지만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9달러를 넘어선 건 셰일가스가 대량 공급되기 전인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천연가스 재고도 줄어들고 있다.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내 천연가스 재고가 최근 5개년 평균치보다 15% 이상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요를 줄이려는 유럽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시추업체의 생산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냉방철인 여름을 앞두고 있어 천연가스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에너지 공급업체인 리터부시앤드어소시에이츠는 “7월물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1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올해 라니냐로 인해 북미 지역이 무더운 여름을 보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서부 지역에 가뭄이 발생하면서 수력발전이 어려워졌다. 대체재인 미국 애팔래치아산 석탄 가격도 이달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천연가스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정전 사태도 우려하고 있다. 북미전력신뢰도위원회(NERC)는 지난 1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 남서부 일부 발전시설에서 인력 부족, 배송 지연 등으로 인해 송전 작업에 지장이 생겼다”고 밝혔다. NERC는 미네소타주, 아이오와주, 미시간주, 일리노이주, 인디애나주, 루이지애나주, 아칸소주 등 미국 중부에서 올여름 상황이 특히 심각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