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 중독으로 이빨 빠진 남아공 악어. /사진=연합뉴스

납 중독으로 이빨 빠진 남아공 악어. /사진=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세계자연유산인 세이트루시아 호수에 사는 악어들의 이빨이 빠지고 빈혈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6일(현지시간) 남아공 대학 세 곳과 남아공국립생물다양성연구소 연구원들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인트루시아 호수에 사는 나일악어 25마리를 표본 조사한 결과, 납 중독으로 치아 상태가 심각하게 악화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1930년대부터 이 호수에서 행해지는 레크리에이션 낚시에서 사용되고 버려진 납 성분의 낚시 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악어들이 소화를 돕기 위해 호수 바닥의 돌을 퍼 삼키는데, 이때 가라앉아 있던 낚시 추도 함께 삼킨다는 설명이다.

악어 대부분은 건강한 상태로 파악됐지만, 일부는 빈혈과 함께 이빨 상실 증세를 보였고, 이는 납 중독 새와 포유류에서도 보이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납 성분은 악어 뼛속에 남아 있어 이빨을 약하게 만들고, 빠진 이는 다시 새 이빨로 교체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심한 경우 치아 상실은 영양 스트레스와 사망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악어의 경우 새처럼 삼킨 납 물체를 배변할 수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만성적인 납 중독에 직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악어의 혈중 납 농도는 새와 포유류에서 납 중독으로 간주하는 수준보다 10~25배 더 높았고, 이는 세계적으로 납 중독 악어 보고 사례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납 제품 대신 비독성의 강철과 텅스텐으로 된 낚시 추를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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