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드론 배송' 서비스 본격화

먹거리·생필품 등 4.5kg까지
3.99弗 내면 30분 안에 도착
"연내 6개州 400만가구로 확대"

아마존·알파벳 등 도입 잰걸음
충돌·추락 등 기술적 과제 남아
한국에서는 한때 공짜였던 음식 배달료로 5000원을 내는 게 일상이 됐다. 하지만 미국에선 이 돈으로 30분이면 하늘에서 날아온 핫도그빵을 받아볼 수 있게 된다. 월마트가 연말까지 미국 일부 주에서 드론 배송 서비스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월마트는 24일(현지시간) “연내 미국 아칸소, 플로리다, 텍사스 등 6개 주에서 드론 배송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연간 100만 건 이상의 배송을 드론으로 처리하는 게 목표다. 아마존, 알파벳, 페덱스 등도 본격적인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는 등 드론 배송이 빠르게 확산할 조짐이다.
하늘서 핫도그가…월마트 드론이 '총알 배달'

○확산되는 드론 배송
월마트 이전에도 드론 배송을 도입한 경우는 있었다. 하지만 지역 한두 곳을 대상으로 한 시범사업이거나 긴급 의료물품 등의 소수 항목에 제한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월마트는 6개 주에서 400만 가구를 대상으로 드론 배송 서비스를 공급하기로 했다. 배송 품목은 타이레놀, 기저귀 같은 일반의약품과 생활용품부터 핫도그빵 등 식료품까지 수만 개에 달한다. 배송 중량만 4.5kg 이내로 맞추면 된다.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쉽다는 평가다. 오전 8시~오후 8시에 자유롭게 주문할 수 있고, 배송료는 3.99달러(약 5000원) 정도다. 월마트 매장 직원이 주문을 받으면 상자에 제품을 포장한 뒤 드론에 이 상자를 고정시킨다. 그다음 조종사가 드론을 날려 고객의 집 마당 잔디밭에 물품을 떨어뜨리면 배송이 끝난다.

월마트는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이던 2020년 코로나19 진단키트로 드론 배송 사업을 시험했다. 사업화 가능성을 본 월마트는 지난해 6월 드론 개발사인 드론업에 투자한 뒤 같은 해 11월 아칸소주의 한 마을에서 소규모로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월마트는 해열제와 같은 긴급 물품에 국한해 배송 주문이 있을 것으로 봤지만 수요는 예상보다 많았다. 데이비드 구지나 월마트 혁신·자동화부문 수석부사장은 “고객들이 평일 저녁 식사를 빠르게 해결하려는 등 순전히 편의 목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했다”며 “시범 사업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품목이 파스타 간편식인 ‘햄버거헬퍼’였다”고 말했다.
○날씨·비용 등은 부담
월마트보다 앞서 드론 배송 서비스를 준비했던 아마존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투자전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 3월 드론 배송 서비스인 ‘프라임에어’의 시험서비스 이용자 1300명 모집을 시작했다. 실제 서비스는 오는 9월 선보인다는 목표다.

알파벳도 자회사 윙을 통해 지난달 7일 텍사스주 일부 지역에서 미국 대도시 최초로 드론 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운송 중량은 1.5㎏으로 월마트 드론의 3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착륙 장소가 필요한 경쟁사 드론과 달리 윙의 드론은 케이블에 고정된 물품이 상공에서 내려오면 고객이 이를 수령하는 방식이다. 착륙 장소가 없어도 된다는 얘기다. 윌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운송업체인 페덱스, UPS 등도 드론 도입을 위해 시험 운영을 하고 있다.

운송 사업에서 드론이 주류가 되기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운송 대수가 많아지면 공중 충돌 위험이 있을 뿐 아니라 추락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6월 아마존이 운용 중이던 드론이 오리건주에서 추락해 산불을 일으키기도 했다. 캐럴 토메이 UPS 최고경영자(CEO)는 연초 “드론은 바람이 불거나 비가 오면 띄울 수 없다”며 “아직 극복해야 할 이슈가 많다”고 강조했다.

저렴한 배송료 책정과는 무관하게 실제 배송 비용이 수십달러에 이른다는 점도 부담이다. 월마트는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을 건설·부동산업체 등에 판매해 배송비 부담을 덜겠다는 계획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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