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대통령 부부가 코로나19 봉쇄 기간 방역 수칙을 어기고 생일 파티를 연 혐의로 300만페소(약 3200만원)의 벌금을 물었다.

24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그의 부인 파비올라 야녜스 여사는 방역 수칙 위반으로 각각 160만페소, 140만페소의 벌금을 냈다. 금전적 배상을 하겠다는 대통령 부부의 제안을 아르헨티나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해당 벌금은 말브란 백신 연구소에 전달될 예정이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2년 전 관저인 퀸타데올리보스에서 생일 파티를 열었다. 야네스 여사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장례식을 포함한 모든 모임을 금지하고 있었다.

대통령 부부의 방역 수칙 위반 사실은 이듬해 현지 언론이 공개한 사진을 통해 드러났다. 당시 영부인의 생일 파티에는 대통령 내외를 포함해 12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기념사진을 찍고 만찬을 즐겼다.

'노 마스크' 생일 파티의 후폭풍은 거셌다.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이른바 '올리보스게이트'로 대통령 부부는 검찰 수사를 받았다. 법학(형법) 교수이기도 한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악의적이진 않았다"면서도 경솔한 행동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아르헨티나 검찰은 다른 파티 참석자들에게도 벌금형을 구형할 전망이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