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은 부호 50명의 자산 총액이 올해 들어서만 5630억달러(약 712조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주식시장 부진과 암호화폐 시장의 폭락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를 인용해 최근 미국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로 촉발된 약세장 탓에 50대 부호의 자산이 급감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 1위 부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피해도 컸다. 2010억달러(약 254조원)의 자산을 보유 중인 머스크가 올해 장부상으로 날린 돈은 691억달러(약 87조원)에 달한다. 머스크는 보유한 자산 대부분이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주식이기 때문에 약세장의 충격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의 자산도 611억달러(약 77조원) 줄었다. 베이조스의 현 자산은 1310억달러(약 165조6000억원)로 집계됐다.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의 자산은 552억달러(약 70조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의 자산은 217억달러(약 27조4000억원) 감소했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는 290억달러(약 36조70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특히 암호화폐 투자 비중이 높은 부호들의 자산 감소세가 가팔랐다. 글로벌 암호화폐거래소 바이낸스 설립자인 중국계 캐나다인 창펑자오의 자산은 올해 들어서만 809억달러(약 102조2000억원) 줄어들었다. 50대 부호의 자산 감소액 중 가장 큰 액수다. 이 때문에 그는 부호 순위에서도 50위 밖인 113위로 밀려났다.

다만 ‘투자의 달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의 자산은 오히려 증가했다. 올해 12억달러(약 1조5000억원) 늘어난 1100억달러(약 139조원)로 집계됐다.

50대 부호들의 자산이 대폭 감소한 것은 올해 들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28% 하락하는 등 주식시장이 급락했기 때문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