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심리 달래려 경제 좋은 면 부각…연착륙 달성 쉽지 않을 전망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지지율 급락에 시달리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앞에 이제 경기후퇴 가능성까지 밀어닥치면서 중간선거를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의 시름이 한층 깊어지고 있다.

이에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경제의 밝은 면을 보여줌으로써 경기후퇴 우려를 털어내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진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 중인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어 경기둔화 또는 경기후퇴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WSJ이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4월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향후 1년 이내에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은 28%로 전달 18%에서 10%포인트나 뛰어올랐다.

도이체방크증권의 매슈 루제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려고 더 극단적인 조처를 할 필요가 있는데 이는 내년에 경기침체를 불러올 위험을 높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부 장관도 이달 초 경기침체 리스크가 "꽤 상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문제는 11월 중간선거가 다가옴에 따라 논의의 초점이 경제로 모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바이든 행정부는 경제의 좋은 면을 부각해 경제를 보는 미국인들의 시각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국내 순방을 늘려 경제의 기초체력이 강하고 행정부가 물가 잡기 노력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홍보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CNN에 출연해 "우리 경제는 현대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회복세를 보였던 시기에서 가족을 위해 잘 작동하는 더 안정적이고 회복력 있는 성장기가 될 수 있는 시기로 가는 전환점에 있다"며 경제의 건전함을 강조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이런 시도는 두 가지 관문에 직면했다고 WSJ은 지적했다.

우선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경제에 대한 우려가 높기 때문에 경제가 강하다는 메시지를 주는 전략은 실패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경기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것은 행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부분적으로만 가능한데, 가장 큰 지렛대는 연준이 쥐고 있다.

연준은 최근 금리 인상으로 경제를 둔화시키지 않은 채 물가를 잡을 수 있다고 하지만,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런 연착륙이 달성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지낸 글렌 허버드는 내년에 경기후퇴가 올 가능성이 그렇지 않을 가능성보다 더 높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미국인은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하지 않더라도 성장 둔화의 영향을 체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차 가격이 오르고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하면 "우리가 무엇이라고 칭하든 이는 경기후퇴처럼 느껴질 것이기 때문에 실제 많은 사람에게 두통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에 경기후퇴 우려까지…바이든 '산 넘어 산'
/연합뉴스